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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대체복무 기회 제공않고 병역거부자 처벌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
참가자들, 새 정부에 병역거부자 처벌 중단과 대체복무제 도입 촉구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7/05/16 [06:45]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15일 오전 11시,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아 광화문광장에서 새로운 정부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이하 병역거부자) 처벌 중단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촉구하는 ‘옥중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는 병역거부자의 감옥행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8*4*2미터 크기의 모형 감옥이 설치됐으며, 참가자들은 수감된 병역거부자를 상징하는 죄수복을 입고 모형 감옥 안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또, 이날 기자회견에는 그 동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수감됐다 출소한 병역거부자 약 20명이 참가했다.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15일 오전 11시,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아 광화문광장에서 새로운 정부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처벌 중단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촉구하는 ‘옥중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은동기

2002년 9월에 병역거부로 형을 살고 2005년 출소한 나동혁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활동가는 “저는 초기에 공개적으로 병역거부한 사람의 하나로 2002년 당시에는 이 문제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았다. 실제로는 병역거부자들은 여호와의 증인들이 많았고 공개적 병역거부자는 한두 명 뿐이었다.”고 말했다.
 
▲ 나동혁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활동가     © 은동기

나동혁 활동가에 따르면, 입법부와 사법부 차원에서는 병역거부권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있었다. 사법부에서는 2004년 5월 22일에 이정렬 판사가 병역거부자에 대해 최초로 무죄판결을 내렸고, 그 후에 무죄판결이 1심에서 많이 나오고 았고 얼마 전에는 2심에서도 무죄판결이 나오고 있다.

사법부에서는 헌법에서 보장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되어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국회에서도 여러 차레에 걸처 민주당에서 입법안을 낸 적이 있으나 국방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반면, 정부 차원에서는 가장 보수적 입장이었고 유엔과 국가인권위 권고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적극적으로 병역거부자에 부정했다. 유일하게 대체복부제를 검토했던 노무현 후반부에 국방개혁안 ‘비전 2020’에 따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사회복무제라고 허용하고자 하는 입장이 나왔다가 이병박.박근헤 정부에서는 뒤집혔다. 현 문재인 정부는 2012년 대선 때와 이번 대선에서도 대체복무제 입법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작년 12월,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병역거부를 선언한 후, 지난 4월 20일에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 참여연대 홍정훈 간사는 “1심재판부는 아직 우리사회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한국이 비준한 유엔 자유권규약에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인정된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들어 형사처벌하기로 했고 저를 형사처벌하는 것이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홍정훈 참여연대 간사     © 은동기

홍 간사는 “병역거부는 애초에 꼭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싸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지고 싶지도 않다. 많은 지지자들 덕분에 꿋꿋하고 담담하게 싸우고 있지만, 정말 힘들기도 하다.”면서 “누군가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것은 당사자가 군대 대신 법정을, 그리고 감옥을 선택하는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우리는 무기를 들어 다른 사람들을 해칠 수 있는 폭력에 가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군대로부터 배었던 폭력적인 문화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헌법소원 사건의 법률대리인으로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의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특히 유엔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로 수차례 말하고 있고 우리 정부에 권고하고 있기도 하다.”며 “하급심에서도 거듭해서 무죄판결이 나오고 있고, 관련 법안도 여러 차례 발의된 바 있다. 그럼에도 수백명이 고통을 받고 있고 이제는 해결이 되어야 한다. 참여 정부 시절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었고 특히, 이 문제에 대해 해결할 의지를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운 정부를 이끌게 됨으로써 정치적 상황은 이 문제를 해결할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사무처장   © 은동기

국제앰네스트 한국지부 김희진 사무처장은 “국제적으로는 ‘병역거부권’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이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유엔과 유럽연합의 모든 국가에서 병역거부권은 법적으로 인정할 것,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 형사처벌을 피해 해외에서 비호를 신청하는 병역 거부자에게 난민지위를 인정할 것을 꾸준히 권고해왔음을 상기시켰다. 

여론조사 결과, 70%가 대체 복무제 도입에 찬성

김 처장은 “그런데도 한국이 대체복무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여러 기구들에서 계속 한국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 병역거부자 수감자 중 절대 다수가 한국에 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국제사회에서 아직 인권문제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는 것은 한국의 책임이 크다. 이 책임을 느끼고 한국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 수년간 정부는 부끄러움이 없었다. 성의없는 매뉴얼처럼 반복되는 정부의 대응은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는데 누가 봐도 문제해결의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지가 있었다면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정부가 한 일이 있어야 하는데 몇 년 동안 정부가 한 일이라고는 여론조사 한 것 외에는 없다. 한해 400~500명이 부당하게 감옥에 가는데도 정부는 내버려뒀다.”고 비판했다.
 
김 처장은 “더 큰 문제는 정부의 답변처럼 공감대가 부족한 게 아니었다.”면서 1,400명 응답자중 72%가 양심적 거부권을 이해할 수 없지만, 70%가 대체복무제 도입에 찬성했다는 국제앰네스티가 한국 겔럽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것은 대체복무제가 아니라 수백 명을 매년 감옥에 보내는 현재의 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행인 것은 이번에 취임한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양심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중 최상위의 가치를 가지는 기본권이다. 그럼으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는 현실을 개선하겠다. 복무기간은 단축하되 그에 비해 대체복무기간은 좀 더 길게 하여 현역복무자와 대체복무자간의 형평성 시비도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공약한 문재인 후보의 발언을 상기시켰다. 

김 처장은 “고민한 답변으로 그래서 기대가 된다.”면서 “10년 전에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것을 이제는 지킬 때이다 여태까지 종교와 신념을 이유로 감옥에 가야 했던 이들과 앞으로 감옥 갈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 정상적인 삶을 되돌려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병역거부에 대한 각종 구호가 적힌손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참석자들.      © 은동기

한국 정부는 2007년 9월 대체복무제 도입을 추진하겠다 발표한 바 있지만, 이듬해 말 병무청 의뢰로 실시된 여론조사를 근거로 들며 국민적 합의가 부족해 “대체복무는 시기상조이며 현재로선 수용 불가능하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으며, 이후 이렇다 할 제도 개선 없이 병역거부자의 감옥행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 병역거부로 포승줄에 묶여 감옥으로 들어가는 퍼포먼스.     © 은동기

이와 관련해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국제인권법 위반 결정을 내리는 등 국제사회의 반복적인 우려 표명도 이어지고 있으며, 헌법재판소 역시 병역거부자 형사처벌의 근거가 되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심리하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최근 일선 법원이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등 현 상황에 대한 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  병역거부로 형을 선고 받고 포승줄에 묶여 감옥에 들어가는 퍼포먼스   © 은동기

이번 기자회견은 대체복무제 도입 입장을 밝힌 바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직후 열리는 것으로,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 후보 시절 국제앰네스티가 제시한 8대 인권의제에 대한 답변서에서 “양심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 중 최상위의 가치를 가지는 기본권”이므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는 현실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형생할을 했던 참가자들이 각자의 수감 내역을 적은 손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은동기

앰네스티는 기자회견문에서 “2017년 4월 말 현재 최소 397명이 자신의 종교적, 평화적 신념 등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혀 있다.”며 “‘여호와의 증인’에 따르면 지난 60년 간 수감된 병역거부자는 모두 19,000명이 넘으며 이들이 감옥에서 보낸 시간은 36,300년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병역거부자를 수감시키는 것은 자의적 구금에 해당하며 자유권규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을 때도, 유엔 인권이사회가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에서 여러 국가들로부터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는 권고를 받았을 때에도 한국 정부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법부는 병역거부자가 재징집을 피할 수 있는 최소 형량인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는 ‘정찰제’ 판결이 일종의 관행으로 굳어진지 오래이며, 병역거부자 처벌의 근가가 되는 병역법 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하는 재판부도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5년 이후, 일선 법원에서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소신 판결’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에만 19건의 무죄판결이 있었고 지난해 10월에는 항소심 재판부에서 최초로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일도 있었다. 현법재판소도 병역거부자 형사처벌의 근거가 되는 병역법 제88조 1항 1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심리 중이다.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은 1981년 세계병역거부자회의에서부터 시작되어 후에 국제평화단체인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ar Resisters’ International, WRI)이 전쟁을 거부하고 총을 들기를 거부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병역거부자들과 함께 연대하기 위해 정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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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6 [06:45]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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