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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새 정부에 보건의료분야 50만개 일자리 창출 제안
간호사들의 충격적 현실, 백의의 천사가 아닌 전사, 임신도 사직도 순번제로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7/05/13 [06:21]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유지현. 이하 보건의료노조)은 제46회 ‘국제간호사의 날’인 12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이팅게일이 되고 싶은 꿈 대신 하루빨리 병원을 사직하는 것이 꿈이 되어버린 간호사들의 참담한 노동현실을 고발하고,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보건의료분야 50만개 일자리 창출을 제안하고 나섰다. 
       
▲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제46회 ‘국제간호사의 날’인 12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보건의료분야 50만개 일자리 창출을 제안하고 나섰다.    © 은동기

이날 기자회견 취지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은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제1호 업무’로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한다는데 대해 환영한다”면서 병원 현장이 처한 열악한 현실에 대해 절박한 심정으로 간호사들이 처한 현실을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나이팅게일 선서를 했던 우리 간호사들은 현장에서 ‘백의의 천사’가 아니라 ‘백의의 전사’가 되어 하루빨리 전쟁터 같은 병원을 사직하고 도망갈 생각만 하고 있다.”며 “밥도 못 먹고 일하고,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방광염에 시달리고, 환자보호자들에 의한 감정 노동에 시달리며, 전쟁터 같은 병원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것이 간호사들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 보건의료산업노조 유지현 위원장이 기자회견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은동기

이어 “이런 참담한 노동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수준의 보건의료인력 확보가 되어야 한다.”며 “세계적으로도 이것이 크게 문제가 되어 유엔에서는 보건의료고위급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지금 당장 보건의료분야에 인력이 충원되지 않으면 그래서 고용을 증진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지 않으면 2030년까지 1,800만 명의 보건의료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또한, “얼마 전에는 13년 만에 ILO에서 국제보건의료분야 노사정회의가 진행되었다. 더구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인력 수준이다. OECD 평균 1/2~1/3밖에 되지 않느 보건의요인력으로 많은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오늘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일자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구성하겠다는데 대해 환영하고 보건의료산업에 50만개 일자리를 제안했다. 추계에 의하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완전하게 실시하는데 11만 명의 인력이 소요된다. 이것을 기본으로 43만 명이 넘는 인원이 지금 당장 충원되어야 한다. 그것이 환자가 안전한 병원을 만드는 길이고 병원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병원을 떠나고 있는 병원 인력을 잡는, 우리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담보하는 첫걸음이다.   

이를 위해 6월 임시국회에서 보건의료인력법의 즉각 제정과 곧 착수될 일자리위원회에 보건의료노조가 함께 국민들이 논의할 수 있는 노사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유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4월 21일, 보건의료노조와 정책협약식을 진행한바 있음을 상기시키고 정책협약식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노정협의 진행을 제안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현장의 열악한 여건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종 구호가 담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은동기

보건의료노조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일하는 대한민국의 간호사들은 밥먹을 시간도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정도의 극심한 인력부족과 엄청난 업무량 때문에 백의의 천사가 아니라 백의의 전사가 되고 있고, 임신조차 순번을 정해야 하는 임신순번제도 모자라 사직조차도 순번을 기다려야 하는 사직순번제라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간호사의 76%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고, 신규 간호사 평균 이직률이 33.9%에 이르며, 간호사 평균 근속연수가 5.4년에 불과한 현실은 간호사들만의 고통이 아니라 간호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참담한 비극이며,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환자안전사고로 1년에 사망하는 환자수, 교통사고 사망자의 3배에 달해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으려면 좋은 시설과 좋은 서비스가 있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병원에서 치료받고 많은 환자들을 보며 느낀 점은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며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같은 인력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 은동기

안 대표는 “우리 환자단체에서 환자안전법 제정운동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예방 가능한 환자안전사고로 1년에 사망하는 환자 수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의 3배에 달한다’는 울산대 이싱일교수의 발표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대 목동병원에서 근무하는 8년차 간호사인 유현정 간호사는 “‘간호사’를 검색하면 간호사 극한직업, 간호사 인력부족, 간호사 이직 등이 나온다. 종합해보면 간호사는 극한직업인데다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니 이직한다는 것”리면서 “실제로 제가 일하고 있는 병원 간호사들의 평균 근속년수는 7년이다. 이는 우리만 우리 병원만의 얘기가 아니다. 구직자를 제외하면 간호사의 평균 근속은 4년이다. 어느 누구도 내가 4년 후에 사직할 거라고 사직서를 함께 동봉하여 입사하지 않는다. 많이 뽑아도 남아있는 간호사도 없고 정년을 채우는 간호사는 거의 없다.”고 의료 현장의 현실을 지적했다.

▲  이대 목동병원에서 8년차 근무 중인 유현정 간호사가 병원 현장의 현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은동기

유 간호사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인력 한명이 빠지면 돌아가지 않는 시스템 때문에 사직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사직을 결심해도 몇 개월씩 기다려야 한다. 아프거나 집안 사정이 생겨도 근무해야 한다. 대체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생명을 13년이나 단축시킨다는 3교대근무, 항상 응급상황에 긴장하면서 대기해야 한다. 간호사는 미래의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간호사의 기본적 삶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인력이 부족하여 돌봐야 할 환자수가 많다.

▲ 사직서를 품에 안고 근무하는 간호사들. 임신도 사직도 순번제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 은동기

유 간호사는 “저도 한때는 병원이 자랑스러운 직장이었고 보람을 느꼈으나 이 모든 상황이 사직서를 품고 다니게 한다.”며 “사직서를 품고 사직할 날을 기다리는 병원이 아니라 환자에게 집중하며 보람에 사는 간호사로 살고 싶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 빡빡한 근무표 속에서 불친절할 수밖에 없고 얌체가 되어야 버틸 수 있는 병원은 더 이상 다니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OECD 기준에 턱없이 미달하는 보건의료인력 확충, 일자리 창출 여지 매우 높아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간병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환자만족도가 높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도 간호인력을 구하지 못해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간호면허를 가진 10만 명의 유휴간호사들이 너무나 열악한 근무조건 때문에 간호현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현실은 대한민국 보건의료인력정책이 완전히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방 중소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실시하고 싶어도 간호사를 구할 수 없어 실시하지 못하고, 대형병원은 간호인력 쏠림현상 때문에 1개 병동 이상 확대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어 정부가 세웠던 <2020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실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의료법상 간호인력 기준 위반인 간호등급 3등급 미만 병원이 86.2%에 이르고 있어 양질의 간호인력 확충을 통해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에서 실시된 간호등급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고, 부족한 의사인력의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PA(Physician’s Assistant)간호사 인력의 불법 의료행위가 만연하고 있다.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필수진료과를 폐쇄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무자격자를 고용해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편법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위법·불법·편법이 자행되고 환자안전 위협에다 간호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이러한 간호인력 현실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의료적폐이며, 새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입원 환자수는 미국이 5명, 일본이 7명, 영국이 8.6명인데 비해 한국은 15명~20명에 달하고 있다. 보건의료인력이 OECD국가의 1/2~1/3 수준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보건의료분야야말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최적지이다. 전체 취업자 중 보건의료분야 취업자 비중은 독일이 11.7%, 일본이 8.9%, 미국이 7.7%인데 비해 한국은 3.7%에 불과하고, 인구 1천명 당 보건의료산업 종사자수는 영국이 25.4명, 일본이 26.6명, 미국이 48.3명인데 비해 한국은 12.5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보건의료분야 일자리 창출의 여지가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분야 일자리 창출 정책은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 의료양극화 해소와 의료균형 발전, 100세 시대 국민건강 증진 등의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최고의 일자리 창출정책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총 44만 4,047명의 보건의료인력 신규 일자리 창출의 근거로 8개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① 보호자없는 병원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실시 : 11만 5325명
 ② 만성질환자 전담 사례 관리간호사 확충 : 5만명
 ③ 입원환자 전담 전문의 확충 : 7500명
 ④ 모든 병원에 환자안전전담인력 배치 : 3227명
 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으로 인한 결원인력을 충원하는 모성정원제 실시 : 3만 2649명
 ⑥ 실노동시간 단축과 교대제 개선을 통해 좋은 일자리 창출 : 6만 2686명
 ⑦ 보건소, 정신보건전문요원, 학교보건, 산업보건 등 공공보건의료인력 확충 : 10만 3천명
 ⑧ 공공병원 확충 : 6만 9660명

▲  OECD기준에 턱없이 부족한 보건의료인력 충원을 염원하는 퍼포먼스. 여러가지 색갈의 공은 보건의료인력을 상징하고 있다.     © 은동기

▲ 보건의료인력 충원으로 5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기를 희망하며 사직서 모형을 찢어 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간호사들.    © 은동기

▲ 간호사들이 일자리 창출로 품고 다니던 사직서를 찢어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은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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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3 [06:21]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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