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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헌법재판소로 간다
이윤택 예술감독 등 지원배제 문화예술인들 청구인으로 참여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7/04/20 [06:10]

[한국NGO신문]은동기 기자=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블랙리스트사태 법률대응모임,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등 4개 단체들은 19일 오전 11시에 헌법재판소 앞에서  공동으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헌법소원 청구서 제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블랙리스트사태 법률대응모임,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등 4개 단체들은 19일 오전 11시에 헌법재판소 앞에서  공동으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헌법소원 청구서 제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은동기

단체들은 “이번 헌법소원은 박근혜 정권 하에서 문화예술계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행해진 지원배제명단, 소위 ‘블랙리스트’의 작성과 그 실행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점을 확인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의 수사를 통해 블랙리스트에 의한 지원배제가 확인된 대표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및 단체들인 이윤택 예술감독과 연희단거리패, 서울연극협회,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윤한솔 연출과 그린피그, 시네마달, 정희성 작가가 헌법소원 청구인으로 참여했다. 

단체들은 “특검 수사결과 이들은 특정한 정치인에 대한 지지선언, 세월호 시국선언, 세월호를 주제로 한 문화예술 활동 등을 이유로 지원배제 대상자에 포함되었고 청와대에서 실제로 여러 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들을 지원 사업에서 배제하라는 지시를 문체부를 통해 사업시행기관에 내려 보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헌법소원 청구의 주된 내용은 지원배제를 위해 청구인들의 정치적 성향과 관련된 정보들을 수집하여 명단으로 관리한 것이 청구인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청구인들이 야당 정치인 지지선언을 하였거나, 세월호를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하였다고 지원에서 배제하는 것은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 및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며, 지원사업의 목적달성과 무관한 정치적 성향 등을 이유로 지원을 차별하는 것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그러면서 “향후에는 이와 같은 부당한 차별과 이로 인한 예술 활동의 위축 없이 보다 자유로운 정치적 표현, 예술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가 문화예술 지원에 있어 지켜져야 할 헌법원칙과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청구이유를 통해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하장호 예술인소셜유니온의 사회로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의 송경동 시인, 블랙리스트 민사소송 대리인단 단장인 강신하 변호사, 헌법소원 청구 대리인인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김선휴 변호사, 서울연극협회 방지영 부회장,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오성화 대표,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이 참여하여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대응경과, 블랙리스트 헌법소원의 의미, 헌법소원 참여의 취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발언했다.

철 발언에 나선 송경동 시인은 그 동안의 경과와 과제에 대해 “블랙리스트 사태는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면서 “1만여 명의 예술인들을 청와대와 국가가 나서 불법으로 사찰했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헌법 위배행위로 판단하고, 문화예술계는 즉각 블랙리스트 대응 기구를 만들어 지난해 11월 4일에 7,500명의 문화예술인들과 250개 문화예술 단체들이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한 후, 바로 캠핑촌 농성에 돌입, 넉 달 보름동안 진상규명과 블랙리스트에 책임 있는 박근혜의 퇴진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 송경동 시인     © 은동기

송 시인은 이어 “아직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도 블랙리스트 관련, 주 공모자로 얘기되고 있는 송수근  문체부장관 직무대행이 문체부를 맡고 있고, 사찰, 검열, 배제에 앞장섰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박명진 위원장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김세훈 이사장 등이 지금도 버젓이 그 자리에 앉아 문화행정을 관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 시인은 “이 모든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맨 먼저 오늘 진행하는 헌법소원에 대해 헌재는 분명히 이 사건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우리는 국가를 상대로 손배소를 준비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작성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는 국정원이 있다. 명단 작성에 실제적으로 관여했고 지시했다는 것이 언론보도와 재판과정에서 증인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데도 국정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블랙리스트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새로 들어설 정부도 즉각적으로 블랙리스트에 대한 국가,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위가 구성되어 그 전모를 밝히고 백서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표현의 자유, 평등권 침해 등 주장

블랙리스트 민사소송 대리인단 단장인 강신하 변호사는 “블랙리스트 피해자 400여 명을 모아 1차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정부가 예술인들의 정치적 표현이나 견해를 이유로 명단을 작성하고 보조금 지원을 배제한 것은 명백히 민주주의를 파괴한 행위로 박근혜 정부가 창조를 강조했지만,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고 문화를 말살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  블랙리스트 민사소송 대리인 단장 강신하 변호사   © 은동기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김선휴 변호사는 “먼저 문화 예술인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우리는 살아가면서 문화예술인들의 땀과 노력과 영혼의 결과물들을 많이 향유하고 살고 있고 그것들이 우리들의 딱딱한 일상에서 단비 같은 존재가 되어주는 문화예술을 누리면서도 사실은 문화예술이 어떤 과정과 토양에서 생성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향유하기만 했던 사람으로 이 사태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부족한 지식이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  참여연대 공익법센타 김선휴 변호사    © 은동기

김 변호사는 이번 위헌 소송에서 두 가지의 위헌적 공권력 행사를 지적했다. 
첫째,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여 관리한 부분으로 문화예술인들의 특정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  시국선언 참여, 작품 활동 등에 관한 광범한 정보를 수집하여 명단으로 관리하고 그 명단을 실제로 청구인들이 지원 사업을 신청했을 때, 지원에서 배제하는데 이용함으로써 ‘개인정보 결정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실제로 청구인들이 지원 사업을 청구했을 때, 지원 배제를 하도록 청와대에서 지시했던 내용은 표현과 예술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헌법재판소는 과거에 문화국가 원리에 대해 “문화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것은 다원성과 자율성이이며, 문화국가의 원리는 국가가 문화예술을 지원하는데 있어 특정한 경향을 가진 문화예술에 치우치지 않는 불편부당의 원칙, 옳고 그르냐를 판단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들이 조성될 수 있는 토양을 형성하는 것이 문화국가의 책임과 의무”라고 밝힌바 있음을 상기시켰다.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오성화 대표는 “프린지란 일정한 룰을 지키고 동의하면 누구나 작품을 출품할 수 있는 축제”라며 “선택 당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선택에 의해 축제에 작품을 선보이고 대중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선별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굉장히 독특한 일로 출발선을 같이하고 조건을 동일하게 해서 예술인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이 프린지가 지향하고 있는 가치”라고 밝혔다.

▲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오성화 대표   © 은동기


오성화 대표, “우리는 예술이 상품화되는 것도, 어떤 세력에 휘둘리는 것도 거부한다.”

오 대표에 따르면 2012년에 큰 사건이 있었다. 당시 대통령 후보들로부터 프린지를 방문하겠다는 많은 전화를 받았다. 가장 집요하게 연락했던 사람이 박근혜 후보로 조윤선이 비서였다. 보좌관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전화를 받은 끝에 축제사무국과 대통령 후보와 만나기는 어렵다면서 거절하고 그러나 관람객으로서 축제를 방문하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하다고 전했다.

오 대표는 “지금 생각해 보면 후보들이 재래시장 국밥 가게에 가서 주인과 악수 한 번 하면 그 가게가 대박이 난다고 하던데 그 때 후보와 그냥 악수 한 번 했으면 매년 제작비 마련을 위한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도 한다.”고 말했다. 

프린지는 어찌 보면 개인주의,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예술가들, 출발선이 동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이 말은 박근혜 정부가 통제가 안 되는 사람, 길들여지지 않는 사람들의 싹을 죽이겠다는 것으로 그 본보기로 프린지를 찍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 대표는 “우리는 예술이 상품화되는 것도, 어떤 세력에 휘둘리는 것도 거부한다. 국가기관은 나의 예술이 얼마나 효용성이 있고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는지를 증명해야 공적 자금을 제공한다. 기업에서는 그 단체에 후원을 했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협찬한다. 그러나 프린지는 이 두 가지 길을 거부하고 예술이 예술로써 존중받을 수 있는 조건을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사회공헌이 아닌 개인들이 모여 만든 섹트”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황이 우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억울하고 불안하고 가슴에 멍울이 잡히는 이러한 헌법소원 과정이 나와 프린지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이 국민으로서 인정받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헌재의 현명한 판단과 변호사들의 도움을 요청 드린다.”고 발언을 마치며 흐느꼈다. 


▲ 서울연극협회 방지영 부회장    © 은동기

서울연극협회 방지영 부회장은 “2014년 서울연극제는 대관 탈락 사태에서 블랙리스트를 직감했고, 그 가운데 많은 연극인들이 상처를 받았다.”면서 “오늘 우리는 헌법정신을 준수하는 시민으로써, 연극인으로써 헌법을 통해 말하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 기본법을 침해당한 연극인들과 예술가들이 자유로이 시대정신을 논할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가 그 답을 달라. 시대의 아픔이 있었지만, 그것을 딛고 우리는 다시 예술정신을 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독립영화계 김동현 집행위원장    © 은동기

서울독립영화계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이번 헌법소원은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면서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권만의 일이 아니라 이미 이명박 정권 때부터 계속되었던 일이다. 이명박 정권 때 문화예술계는 대대적인 감사를 받았고, 그 결과 많은 독립영화인들이 탄압받았다. 독립영화전용관이 강제 휴관을 당했고, 미디어센타가 광화문에서 쫓겨나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가 초기에 문화융성이라는 기치를 내걸었을 때, 잠깐이나마 어리석게도 환영했었다”며 “문화융성은 허울에 불과했고, 영화를 마구 자르던 그 이전 망령의 시대로 되돌아갔다. 정치적 내용으로 박근헤를 묘사했다는 이유로 ‘자가당착’이라는 영화는 이유 없이 제한 상영관을 받아야 했고, 국가보안법을 다룬 ‘불안한 외출’은 개봉관에서 고발당했으며, ‘다이빙벨’을 상영했다는 이유만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이 고발되고 예산이 삭감되는 초유의 사건들이 일어났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 외에도 독립영화뿐만 아니라 모태펀드를 통해 상업영화에 대한 지속적인 탄압을 가한 것도 확인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음에도 2017년 사업은 사퇴해야 하는 영진위 김세훈 이사장의 관장하에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블랙리스트로 인해 지원을 배제 당했다는 것만큼이나 모욕적이고 힘 빠지게 하는 일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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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0 [06:10]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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