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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이산가족, 통일부에서 생사확인 300만원 지원
(사)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심구섭
 
심구섭 기사입력  2017/04/14 [10:05]

▲ (사)남북이산가족협회 심구섭    
2000년 8월부터 100명 씩 상봉하던 당국 간 이산가족 상봉은 2015년까지 10차례에 남북 간 총 7,950세대(가족 포람 57,567명)로 끝나고 언제 다시 열린다는 기대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이산가족 교류의 현실이다.

이산가족 문제는 국내 정치 분야의 논의대상에서 벗어난지 이미 오래 되었고 더욱이 탄핵정국에 이어 5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에게는 망각의 대상이 되었으며 그 많은 선거공약에서 찾아 볼 수도 없다.


금년 2월말 통일부의 이산가족 등록현황에는 생사확인 신청자 131,151명 중 사망자가 52%인 68,988명에 달하고 생존자 62,163명 중 90세 이상이 12,263명으로 되어있다. 2000년부터 이루어진 당국 간 상봉은 12차례에 화상상봉까지 4,743명이고 생사확인이 7,970명, 서신교환이 557건에 이르고 있다.

반면 민간차원의 교류는 상봉이 1,753명, 생사확인 3,876명, 서신교환이 11,542건에 달하고 있으며, 제3국을 통한 상봉과 생사확인이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작년에 상봉 2건, 생사확인이 6건, 서신교환은 43건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이산가족들의 그 한을 풀어드리고자 희생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민간단체가 있기 때문이다.

작년 추석 때, 그리고 금년 설날에도 고향 부모형제를 찾고 선조님들의 묘소를 찾는 차량으로 고속도로는 메어지지만, 이산가족들은 임진각과 통일전망대를 찾아 먼 북녘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거나 돌아가신 부모님의 기일도 모르고 북녘 땅을 향해 불효와 회한의 술잔을 올리는 것이 고작이다. 허공에 쏘는 화살처럼 북녘하늘을 향해 편지를 접어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는 그 심정을 당사자 아니면 모를 것이다.

남북 간 대화가 있은 지 20년. 그동안 여러 번 정권이 바뀌었지만 역대 정부는 과연 이산가족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두고 또 얼마나 그 한을 풀어 드리려고 진심으로 시책에 반영하고 북측과 협의 하였던가.

커피 한 잔 값이면 세계 어느 나라와도 전화 통화는 물론 영상으로 얼굴도 볼 수 있는 이 21세기에 이 작은 한반도에서 70여년 부모형제들의 상봉은 커녕, 생사조차 모르는 이 현실, 더욱이 상봉이 어려우면 엽서라도 주고받고 <통일 엽서>라 해서 크기를 달리하고 사진도 스캔하여 주고받을 수 있는 합의할 시일도 있었건만 20년간 남북 당국은 겨우 생색내기 100명씩 상봉으로 세월을 보내고 말았다.

물론 모든 것이 체제가 다르고 어려운 상대가 있기 때문인 것을 모르는바 아니다. 그러나 6·25전쟁 전 개성을 통해 남북 간의 편지왕래가 있었다. 필자는 전쟁나기 보름 전, 북한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를 1994년 47년 만에 만난 동생에게서 받아 보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산가족 문제는 정치 이념문제를 떠난 천륜의 문제이며 인권의 기본적인 문제이다. 어찌 혈육끼리 생사조차 모르고 서신조차 주고받지 못하는 세월이 70여년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정치인들은 헤아릴 수 없는 그 많은 선거공약에 한 가닥 관심조차 나타내지 않고 있는가.

지금도 민간차원에는 제3국을 통해 북한가족과의 서신교환을 주선하고 있고 생필품도 전해주고 있다. 더욱이 당국 간의 합의에 의하여 상봉한 이산가족은 의약품까지 보내고 있으며 생사확인도 어렵게 성사되고 있다.

다행히 통일부에선 연로한 이산가족들의 경제적 여건을 감안하여 3월 5일부터 생사확인은 종래 200만원에서 300만원, 상봉은 500만원에서 600만원, 그리고 생사확인이나 상봉 후 1차에 한하여 서신교환이 있을 때 지급하던 <교류지속지원금>은 5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인상지급하기로 하였다.

이는 연로한 이산가족들이 북한의 가족의 생사 확인하는데 부담되는 경비 때문에 의뢰조차 못하는 실정을 감안하여 대폭 인상 한 것이다. 생사확인의 경우, 총액이 300만원이고 의뢰 시 계약금 50만원을 부담한다하더라도 성사 되었을 경우 잔금 지불액은 250만원이어서 실부담액은 없는 획기적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생사확인은 북한가족의 믿을 수 있는 편지가 있어야하고 이미 생사확인 되었거나 상봉한 사람은 해당되지 않지만 생사확인 후 편지를 받았을 때 1차에 한하여 교류지속지원금으로 80만원을 지원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과의 국경지대 경비가 날로 강화되어 편지 실물이 건너오기에는 너무나 어려움이 많아 성사까지는 많은 애로가 겹치고 있다. 커피 한잔 값이면 세계 어느 나라와도 휴대전화로 영상통화까지 가능하고 편지와 사진을 보내고 받을 수 있지만 부모형제끼리 전화 통화는커녕 생사조차 모르고 오늘도 연로한 이산가족은 한을 가슴에 묻은 체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이산가족 주선단체는 중국과 북측의 협조자를 통하여 의뢰받은 이산가족의 생사확인을 하고 편지와 사진을 받아오는 데는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제3국에서 상봉이 이루어지고 편지와 사진은 그런대로 받아 가족에게 전해 주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의 감시강화로 협조자들이 기피하기 때문에 거의 성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근래에는 북한 측 가족 편지는 국경지대에서 북한 측에서 중국 측 휴대전화로 불러주는 것을 녹음하고 그 녹음을 다시 확인하는 녹취록을 만들어 전해주는 것이 오늘의 이산가족 교류의 현실이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당국 간의 합의에 의하여 금강산에서 상봉한 이산가족은 제3국을 통하여 편지 왕래가 가능하고 생필품도 북한 가족에게 보내고 1차에 한하여 편지가 왔을 때는 80만 원의 교류지속 지원금을 정부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경비의 부담이 없음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협회에서는 의뢰받은 편지나 생필품, 그리고 의약품을 국제특급우편(EMS)으로 제3국을 통하여 북한 가족에게 전해주고 있는데 물품은 정확히 전달되고 있다. 하지만 송달되는데 약 45일 소요되고 답장이 오는데 역시 45일정도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며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비극적인 현실에 가슴 메어지는 것은 이산가족 관계 종사자이기 때문에 느끼는 것인지 스스로 자문자답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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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14 [10:05]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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