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NGO > 시가 있는 마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NGO시마을] 유안진, 애독자
 
유안진 기사입력  2017/03/21 [10:48]

  
애독자
       유안진 (1941년~ )


알몸 가지 끝에 목매단 알감 몇 개
울음보다 붉다
저 알감처럼 말이다 딱 저처럼
몇 편은 제대로 시가 되어 주었으면
까막까치 날아와 쪼아 먹어 주었으면
몇몇 독자의 겨울 양식이 되어 주었으면
바라는 바 간절한 욕심도
고맙고 고마울 따름, 겨울 양식 아닐까 해

          
이오장 시인의 시 해설/ 딱 이만큼이다. 너무 많이 바란다면 욕심이다. 자신의 작품이 세상에 알려져 수많은 독자를 형성하고 그만큼의 이름을 얻는다면 바랄 것이 없다. 창작하는 모든 시인이면 누구나 원하는 바램이다. 그러나 꿈이다. 빨갛게 익은 홍시 하나의 값이면 족하다는 시인의 겸손은 그 명성에 걸맞게 잔잔한 파문이 인다. 그러나 홍시의 배경을 보자. 앙상한 감나무 가지는 허공에 걸쳐있고 그 뒤의 끝없는 하늘을 차지한 홍시는 푸른 하늘을 가득 채웠다. 더 이상의 만족이 없는 풍경이다. 거기다 배고픈 까치가 날아와 쪼아 먹는 모습에서 모두에게 만족을 준다. 즉 화자의 바람대로 이뤄진 것이다. 작은 바람이 큰 만족감으로 이뤄져 이보다 큰 성공이 있을까. 작은 것을 크게 느끼게 하는 유안진 시인의 시적 역량이 어떻다는 것을 말해주는 짧은 시다. 이 한 편의 시는 주관적으로 썼지만 어떻게 객관적으로 분석되어 독자들에게 다가드는지를 보여준다. 시골 초가집 지붕 너머의 감나무에서 울음보다 붉은 홍시를 보고 딱 그만큼의 시를 바라고 급박함에 찌든 독자들이 정신적인 위안을 얻고 안식의 양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표현은 분명히 주관적이다. 자신 생각을 그대로 노출 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목부터 객관적인 영역을 넓혀 애독자를 향하고 자신의 느낌이 누구에게 향했는가를 보여줘 읽는 독자들은 모두가 같은 느낌이 들게 하여 이미지의 방향을 객관적으로 변형시켰다. 비유와 상징을 알지 못한다면 한 편의 시도 쓰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7/03/21 [10:48]  최종편집: ⓒ wngo
저작권자(c)한국엔지오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