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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 시집 『노랑리본』 출간
세월호 침몰 천 일째, 노랑리본을 풀다
 
이경 기자 기사입력  2017/03/02 [10:09]

[한국NGO신문]이경 기자= 사람은 본능적으로 아픔의 기억은 외면하려 한다. 아픔이 주는 슬픔을 떠올리는 것은 당시의 현실보다 지금이 더 아프기 때문이다. 그것을 잊기 위하여 여행한다든지 다른 일상을 찾는다. 사람의 감정은 창고 속에 들어있다 해도 다시 꺼내지는 순간 더 격해지게 마련이다. 어쩌면 현재는 과거를 잊기 위한 새로운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시인은 그래서 존재한다. 아픔을 어루만지고 희망과 용기 그리고 화해와 평화를 위하여 인간의 삶에 존재한다. 세월호 침몰은 전 국민이 생중계로 마주한 씻을 수 없는 고통이고 커다란 슬픔이다. 고통은 크기만큼 시간을 가지고 사람의 가슴에 자리하여 잊을 수 없게 만든다. 잊으려 하면 더 큰 아픔을 주는 것이다. 다 알고 있지만 누가 먼저 말을 꺼내기 싫어하는 세월호의 참사, 그런 참사현장을 생생하게 그린 서사 시집이 발간되었다.

▲ 이오장 시인의 '노랑리본'표지  
 
이오장(65세) 시인은 전 한국현대시인협회의 사무국장, 사무총장, 상임이사를 맡아 문단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그간 13권의 시집을 발간하는 성실한 시인이다. 시집 조선 왕릉을 서사로 엮은 연작시집 『왕릉』과 역사 인물을 다룬 연작 서사시 『천관녀의 달』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사라져가는 농경문화(농기구) 시를 사투리로 엮어낸 연작 서사시 『고라실의 안과 밖』 그 밖에 인간의 여러 심리형태를 묘사한 『인간학 개론』, 장편 서사시 『아버지, 아버지』, 101가지 꽃을 주제로 한 『꽃의 단상』 100종의 새를 엮은 『날개』 등 언제나 다양한 방면으로 작품을 발간하는 특이한 시인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을 생생하게 그린 서사시 『노랑리본(도서출판 엔크)』도 마찬가지다.

많은 시인이 세월호에 대한 단편적인 시를 발표했으나 단편에 그치지 않고 한 명 한 명의 사연과 죽음에 직면하여 떠올린 인간의 마지막 생각을 끄집어내어 그린 이야기는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영혼들을 불러내어 사회의 부조리와 정치의 무능함을 꼬집기도 하고 함께 참사를 바라본 사람들의 분노를 일깨우다가 마지막에는 화해와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세월호의 침몰을 국민과 함께 바라본 시인은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참변을 보고도 구조하지 못한 사실에 우리는 모두 죄인이다. 어떻게 하면 그 죄를 사면받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이렇게라도 풀어본다. 죽음을 보며 죽어야 했던 원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원흉을 찾자는 것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기록을 남겨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한다.

쓰는 동안 꿈자리가 불편하였고 잠을 이루지 못하여 고통스러웠다는 시인의 말에 공감하는 이유가 305위 영령들 앞에 모두가 떳떳하지 못한 죄책감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세월호는 아직도 진행 중인 국민적 슬픔이다. 인양하지도 못했고 9위의 영령은 찾지도 못했다. 침몰 천 일을 맞아 말하지 않지만, 가슴 속에 응어리로 남아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그 사건을 수면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은 국민과 유족들에게 분노를 안겨줄 수도 있다. 하지만 아픔의 역사도 우리의 역사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참상을 되돌려 대책을 마련하고 화해와 평화를 가져다줄 목적으로 쓴 세월호 침몰에 대한 서사시라 할 수 있다.


  
▲ 이오장 시인
 이오장(李五長) 약력
▲ 한국문인협회, 국제펜 회원
▲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총장, 상임이사 역임
▲ 한국 ngo신문 자문위원
▲ 시  집: 『왕릉』 『인간학 개론』 『고라실의 안과 밖』 『천관녀의 달』등 13권
▲ 동시집: 『서쪽에서 해뜬 날』 『하얀 꽃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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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02 [10:09]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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