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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NGO특별기고] 특검ㆍ헌재, 일제 ‘명치법사상’ 벗어나야!
이을형 前 숭실대 법학대학장, NGO환경교육연합 고문
 
이을형 기사입력  2017/02/28 [10:27]

▲ 이을형 前 숭실대 법학대학장, NGO환경교육연합 고문

지금 온통 언론과 여론은 헌재와 특검으로 쏠려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법 운영이 광복 72년이 된 지금도 일제 명치헌법체제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개탄스럽다. 명치헌법의식이란 정치권력이 만든 ‘법률만능’이며 이에 저촉되면 모두 범죄라는 의식이다. 이런 유아독존(唯我獨尊)적 태도(態度)는 현재로서는 세계인의 웃음꺼리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특검의 태도에서 이런 것이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검의 법의식은 법리적으로 한 물 간 사고

사법부의 임무는 정치권력으로부터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데 있다. 그런데 ‘특검’이라는 것이 고도의 정치적인 산물로 태어났으므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불순한 집단의 사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많은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특검이 무지하다’는 글이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검은 먼저 조작된 테블릿PC에 대한 확인을 해야 하는데도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재벌들 간의 유착관계에 더 비중을 두고 조사했다. 공정성(公正性)을 잃었다는 여론이 생기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이런 점은 태생적 문제이므로 접어두더라도 법리적으로 더 큰 문제가 있다.

▲ 특검 간판과 헌법재판소 정문

특검은 탄핵소추(彈劾訴追)가 당연한 것처럼 전제(前提) 내지 확신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 간의 일련의 대화내용과 대통령의 재단설립을 위한 모금을 나쁜 행위로 보고, ‘범죄행위’로서 법에 어긋나기 때문에 처벌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조사를 하고 그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일제 명치헌법하의 유아독존적 법사상과 법의식에 따른 행동양식을 되새기게 하는 데에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특검이 정의를 외치며 현재 진행하는 일을 잘한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외국 학자들은 우리나라 특검의 법 운영 수준을 보며 냉소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 제국은 전 후 과거의 이와 같은 잘못된 법의식을 벗어났으나 우리나라 법조인들은 그런 과정을 거치지 못해 평생 과거 법률만을 연구해서 얻은 법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1970년 일본에 유학해 대학원에 입학하여 처음 발표를 했을 때 마쓰오카 사부로(松岡三郞) 교수로부터 받은 지적과 똑 같다. 당시 내가 한 발표가 지나간, 버려야 할 일제 명치헌법체제의 법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조문에 맞추는 식의 한 물 간 법 사고라는 것이 교수의 평이었다. 나는 당시 한국서 배운 대로 법조문에 매달려 법의 의의, 요건, 해석, 적용, 효과만을 상정해서 발표를 했었는데, 그것은 일제(日帝)시대 명치헌법체제에나 하는 식이었던 것이다. 당시 일본의 법의식은 제목이 정해지면, 먼저 역사적 추구와 그 배경과 시대구분, 법사상적 측면 검토, 실정법의 내용과 실태, 학설과 학설의 동향, 판례와 판례의 동향, 국제노동기구(ILO)의 협약과 권고의 내용 그 내용과 권고의 수준과의 비판, 국제노동법의 동향까지 논하고 있었다.

지금 외국이 우리나라 특검의 수사나 헌재의 심리에 주시하는 점이 바로 이런 점이다. 우리의 법을 운영하는 방식과 법의식이 19세기적 법 운영이지 21세기의 법의 양식과 수준에 맞는 공정한 법 운영이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의 국격(國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법조문 중심 판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판결이 어떠한 배경으로부터 나와서 어떻게 기능(機能)을 다해야 한다는 법사회학적 방법이 없는 점 때문이다. 일본은 1950년대에 온 학계가 노력하여 명치헌법체제의 법을 4,000여 개나 폐기시키고 법사회학적(法社會學的) 방법(方法)의 일본국헌법으로 바꿨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많은 대학들도 전 후 현대법의 변화에 대한 것을 가르치지 않음으로써 지금까지 새 시대에 맞는 법을 만들지 못하고 일제시대의 법리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법사회학적이라는 것은 판결의 경우 조문에 맞추는 식의 구성요건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발생 배경부터 왜 그렇게 됐는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니 됐는지, 이것이 사회에 주는 영향까지를 국제적 시각(視覺)도 참고해서 다뤄진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995년 3월 23일 헌재(憲裁)의 노조법 제46조에 대한 위헌판결에서 보듯이 시민법의 수정 원리나 세계노동운동의 결과로 얻은 세계의 상식을 외면하고, ‘단체협약은 국회에서 제정된 법이 아니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판결을 했다. 이런 판결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판결이었다. 서구선진국과 명치헌법을 제정한 일본도 단체협약을 법에 우선하는 법리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우리는 법조문에만 매달리는 명치헌법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었다.



법적 사고 부족, 법대육성 않아 국가손실 초래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법적사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은 물론 위정자도 국제화된 법조인을 양성할 법과대학을 소홀히 여기다보니 국제적인 법전문가가 양성되지 못하고, 그러하니 우리기업들이 외국에서 엄청난 손실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일본에 체재하면서 발견한 것은 법과대학 학생이 가장 많고 국제적인 법의식을 배운 그들이 공무원이나 은행, 회사에 진출해서 계약을 비롯한 무슨 일을 해도 국제법의식에 따라 어김없이 이행함으로써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었다. 그것이 지금의 일본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반대로 우리사회 전체의 법적사고가 부족하다. 법대 지망생이 줄어들고 지구촌 시대에 국제법 의식의 중요성을 모르고 수준미달의 학문을 그대로 가르치는 대학이 많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특검, 탄핵 모두 법적 요건 부족 뛰어넘어야!

▲ 헌재의 심의 장면  

오늘 누가 누구를 재판하고 판결을 할 것인가는 법사회학적으로 판단하고 처리 할 문제이다. 특검도 문제려니와 탄핵도 법적 요건이 미흡한 것을 붙들고 있는 것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많은 세계 법학자들이 이에 대한 글들을 쓰고 있다. 좀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한다. 국제법의 흐름을 모르면 세계 속의 한국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전후 인권의 국제적 보호가 이뤄지고 있는바와 같이 국제적 시각에서 헌법의 관념과 형소법(刑訴法) 운영도 달라져야 한다.

또한 지금 특검이 특정인을 위한 특별검사법은 일제하 법률만능주의에 따르는 것으로 헌법13조 형벌소취에도 위배되는 것으로 특정인을 겨냥한 법은 만들 수 없는데도 전례가 없는 법을 국회가 제정했으므로 이법에 의한 특검조사는 의미가 없다고 사료된다. 국회가 대통령 탄핵을 결의한 과정부터 잘못되어 있으며 대통령을 탄핵하는 범법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과 좌파의 선동으로 혼란을 야기 시키고 있는 것은 비애국적인 정상배들의 짓이다.

그러나 이미 수사가 진행되는 마당이므로 법 전문가로서 헌재와 특검에 바라는 것은 세계가 우리나라가 법의 지배가 제대로 된 법치국가의 수준인지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법치국가답게 세계가 공감하는 법의 판단이 나오기를 주문한다. 공명심이나 일부 여론에 압력을 받아 잘못된 수준의 법적용으로 국가의 엄청난 손실을 가져 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만에 하나 이번의 판단이 세간에 돌고 있는 불순한 이해관계가 작용한 판결이 나온다면 이는 국가의 수치요 나라 장래가 우려(憂慮)되는 일이다. 현대법의 법사회학적 문제의식으로 법 원리를 적용해 현명한 판결로 매듭짓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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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2/28 [10:27]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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