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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시마을] 조규수, 민달팽이
 
조규수 기사입력  2017/02/03 [11:08]


 민달팽이
          조규수 (1955년~)



민달팽이가
집을 구하러 길을 나섰다
맨손뿐인
민달팽이는 가는 곳마다
입만 떡 벌어졌다
엉금엉금
이곳저곳
다녀 보아도
보이는 것은 어마어마한 것들
그때
눈앞에 보이는
철로변에 붙어있는 현수막 하나
"민달팽이도 집은 있다
역세권
한 평에 600만원
마지막 기회"

나는 마지막 기회까지도
누릴 수 없는
민달팽이가 되었을까



이오장 시인의 시 해설/ 전국에 빈집이 100만 채가 넘었다는 통계가 발표되고 2050년도에는 400만 체의 빈집이 생길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또한, 상위 5%의 부자들이 전국의 집 20%를 갖고 있다는 발표도 있다. 정부는 국민의 100%가 집을 가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 그 기간이 코앞이라고 호언 발표한다. 그런데 사실로 보자면 국민의 30%가 집이 없다. 남의 집을 빌려서 사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 돈이 있어도 집을 구하지 않고 전세로 사는 세대는 의외로 많다. 세금 문제와 직장문제가 원인이지만 이제 집은 소유가 아니라 거주가 우선시되는 추세다. 하지만 집이 없다는 것은 서럽다. 대부분 사람이 이와 같은 설움을 겪었고 아직도 많은 서민은 집이 없어 떠돌이 생활을 한다. 민달팽이는 집이 없는 대표적 생물이다. 실제는 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집을 액체화하여 삶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지만 우리 눈에는 집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집 없는 사람의 설움을 대변하는 민달팽이의 삶에서 조규수 시인은 가난한 삶을 그려내었다. 사실과 사실을 결합해 현실을 풍자하고 세태의 모순을 지적하였다. 시인이 가진 족집게 눈으로 집 없는 설움을 대신하고 집 찾는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업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 세상에 펼친 것이다. 이 작품에는 가난을 구제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과 집이 없는 서민의 설움, 이를 이용하는 일반기업의 묘수가 난무하지만 시인의 밝은 눈이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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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2/03 [11:08]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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