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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시마을]이오장, 청문회
 
이오장 기사입력  2019/05/31 [10:42]

 

청문회


               이오장

 

여의도 샛강 뽕나무에
누에 잡아먹은 직박구리는
하얀똥 싸고
오디 따먹은 비둘기는
붉은똥 싼다

 

 

김기덕 시인의 시해설/최근 장관후보들에 대한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이오장 시인의 시 「청문회」에 대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시인은 「청문회」를 통해 여의도에 판치는 철새들은 거론하지 않고 텃새들만을 거론한다. 이는 철새들은 아예 거론할 것도 없다는 의식이 바닥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직박구리나 비둘기는 한국의 대표텃새에 속해 그나마 좀 낫다고 장관후보나 고위공직자에 추천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지나온 삶도 조사해보면 냄새나기는 마찬가지다. 하얀 똥을 보고 누에 잡아먹은 직박구리를 알 듯, 세무나 재산관계와 같은 뒷조사를 해보면 어떻게 살아왔는지 훤히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오늘날의 비둘기들은 오디 따먹고 붉은 똥 싸놓고서도 다른 말을 한다. 비둘기는 한때 평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공해와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병균을 옮기는 유해조류가 되었다. 참새목 직박구리도 순수한 토종 텃새인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할린, 홋카이도, 혼슈 등에서 번식하고 남한, 중국동북지방 등에서 월동하기도 한다.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는 민주정치의 상징이다. 샛강은 63빌딩 앞 민속놀이마당에서 국회의사당 뒤 서울마리나(요트장)까지 4.3km를 흐르는 작은 물줄기인데, 시대와 역사의 물줄기를 의미한다. 직박구리와 비둘기는 한 시대, 한 나라의 상징인 뽕나무에 텃새로 함께 살면서도 목적과 방향이 다르고, 자기 먹이에만 관심이 있다. 결국은 다 알려질 텐데도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몰래 누에 잡아먹고, 오디를 따먹는다. 그러나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블랙박스처럼 세상만물이 다 주시하고 있음을 「청문회」를 통해 이오장 시인은 이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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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31 [10:42]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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