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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7대 2로 66년 만에 낙태죄 위헌 판결
위헌 판결에 시민단체, 종교계 환호와 침묵 반응 크게 엇갈려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9/04/12 [10:55]

-국회, 2020녀 12월 31일까지 낙태 관련법 개정해야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11일 형법 제269조 제1항 등 위헌소원에 대해 헌법재판관 9인 판결에 따라 헌법불일치 4명, 단순위헌 3명, 합헌 2명으로 7대 2의 헌법불일치 판결을 내리면서 사실상 낙태죄 위헌 파결을 내렸다. 

 

▲  헌법재판소가 11일 형법 제269조 제1항 등 위헌소원에 대해 사실상 낙태죄 위헌 파결을 내렸다.   ©YTN 화면캡처 

 

헌법재판소는 11일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자기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그러나 낙태죄 규정을 곧바로 폐지해 낙태를 전면적으로 허용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2020년 12월 31일까지 법조항을 개정하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국회가 이 기한까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며 낙태죄 규정은 폐지된다.

 

헌재 판결에 극명하게 갈린 시민사회

 

이날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지기 전부터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를 비롯한 시민단체들과 낙태죄 유지를 촉구하는 '낙태죄폐지반대전국민연합‘을 비롯한 종교계는 헌재 정문 앞 도로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인력 150여명을 배치했으나 물리적인 충돌 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  낙태죄 반대를 외치던 시위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포옹하고 있다.      © 국제앰네스티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며 집회를 벌이던 '모낙폐‘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 직후 "여성을 통제하고 책임을 전가해온 지난 역사에 마침표를 찍은 중대한 결정“으로 ”국가가 여성을 진정한 시민으로 인정했다"며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권이 존중받는 역사적인 초석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모낙폐는 <낙태죄 헌법소원 헌재 결정에 따른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기본 입장>에서 “오늘은 대한민국 형법에서 낙태죄가 존치된 지 66년 만에, 헌법재판소의 2012년 합헌 판결 7년 만에 역사적인 진전을 이루어 낸 날”이라고 강조하고 “집에서, 학교와 직장에서, 거리에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당당하게 요구하고 나선 우리의 행동이 없었다면 오늘의 판결도 없었을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 온 이 역사적 변화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이제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헌재의 판결에 정재우 신부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 YTN 화면 캡처

반면 낙태죄 유지를 촉구해 온 77개 단체로 구성된 '낙태죄폐지반대전국민연합'과 종교계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 순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헌재의 결정은 생명을 보호하는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판단”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제 대한민국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통해 허울 좋은 ‘자기결정권’이라는 미명하에 뻔뻔스럽게도 ‘태아 살해행위’를 인정하는 나라임을 세계 만방에 공포하고 말았다”며, ”그러나 태아의 생명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심히 부끄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헌재의 낙태죄 위헌 판결에 대한 각 단체의 성명과 논평을 정리했다.

 

<낙태죄폐지반대전국민연대>

 

위헌 판단한 재판관들은, 그들의 어머니가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해 존재하게 되었음을 간과

 

대법원은 1985년 태아의 권리에 대하여 “인간의 생명은 잉태된 때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회임된 태아는 새로운 존재와 인격의 근원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니므로 그 자신이 이를 인식하고 있든지 또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지에 관계없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음에도 오늘 헌법재판소는 어떻게 이러한 잉태된 때부터 시작된 태아의 생명과 새로운 존재와 인격의 근원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완전히 무시하고 페미니즘이라는 이념에 편향되어 국민들에게 태아학살을 적극적으로 교사하는 뻔뻔스러운 기관임을 스스로 밝히게 되었는가. 태아는 스스로 자신을 인식할 수 있거나 방어할 수 없는 약자 중의 약자인 반면, 자기결정권의 행사로서 낙태를 주장하는 자들은 태아 스스로는 맞설 수조차 없는 강자 중의 강자이다. 강자들의 자기결정권 행사라는 갑질이 타인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내용까지 허용하게 되었다. 이제 헌법재판소는 강자들의 갑질을 대변하는 기관이 되고 말았다.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내용의 낙태를 ‘자기결정권’으로 인정한 것은 정당한 권리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이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위헌이라고 판단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어리석게도 자신들이 태아였을 때 그들의 어머니가 자기결정권을 주장하지 않고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하였기 때문에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고 현재 헌법재판관이라는 자리에까지 올라가 헌법적 문제들을 판단할 수 있게 되었음을 간과하였다. 자기결정권이라는 미명하에 태아의 생명을 말살해도 된다는 그들은 자신들의 어머니를 모독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자신들을 세상에 존재하게 한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숭고한 뜻을 모독 하였다.

 

정부와 국회는 이제라도, 대한민국 전국 각지의 산부인과 수술실에서 날카로운 살해도구를 필사적으로 피하며 고통 속에서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태아들의 절규에 귀 기울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살리는 급박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낙태는 태중의 무고한 생명을 직접 죽이는 죄,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는 변함 없어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대한민국 헌법재판소가 낙태죄(형법 제269조 1항과 제270조 1항)의 위헌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 소원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선고를 내린 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선고는 수정되는 시점부터 존엄한 인간이며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존재인 태아의 기본 생명권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 고착시키고 남성에게서 부당하게 면제하는 결정이다. 낙태는 태중의 무고한 생명을 직접 죽이는 죄이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라는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는 변함이 없다.

 

임신에 대한 책임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동일합니다. 또한 잉태된 생명을 보호하는 일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맡겨진 책임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새 생명을 잉태한 여성과 남성이 용기를 내어 태아의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선택하도록 도와줄 법과 제도의 도입을 대한민국 입법부와 행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헌재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 국회와 정부는 여성의 건강과 재생산권 보장을 위한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라.

 

▲  한국여성단체연합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성평등 사회를 향한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렸다. 여성의 존엄성,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고 여성들의 삶을 억압하던 낙태죄를 폐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여성들 모두의 승리이며, 66년간 형법에 존재했던 낙태죄에 대한 이번 결정은 국가가 발전주의를 앞세워 여성의 몸을 인구 통제를 위한 출산의 도구로 삼았던 지난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오늘을 기점으로 우리는 성평등 사회를 위한 또 한걸음을 내딛는다. 이제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해 강요와 처벌에 의한 강제적 재생산이 아닌, 재생산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적 풍토와 기반 마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한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여성의 몸을 통제의 대상으로 삼아 책임을 전가해온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중대한 결정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을 적극 환영하며, 오늘을 우리의 승리의 역사로 기록할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66년 만에 한국 형법상의 ‘낙태죄’는 그 의미를 상실했으며, 형법상 낙태죄의 허용한계를 규정해 온 모자보건법 제14조도 마찬가지로 현재와 같이 존속될 이유가 없어졌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경제 개발과 인구 관리의 목적을 위해 생명을 선별하고 여성의 몸을 통제의 대상으로 삼아 그 책임을 전가하여 왔던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중대한 결정이며, 우리는 이를 크게 환영한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은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위험이나 낙인, 처벌까지 감당해야 했던 조건 속에서 자신의 경험과 현실을 드러내고 싸워 온 수많은 여성들과,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라고 함께 외쳐 온 모든 이들이 이루어낸 역사적 승리이며, 특히, 이번 판결에서 헌법재판관들은 여성의 헌법적 권리에 대해 분명히 확인했으며, 생명에 대한 책임 또한 여성에게 전가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보장 책임임을 명확히 확인했다. 향후 정부와 국회는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법 개정과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법무부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정책 연계 시스템을 마련하고, ▲유산유도제의 도입을 즉각 승인 및 정확한 정보 제공과 임신중지 전후 건강관리를 보장하며, ▲병원, 약국, 보건소 등 어디에서든 피임, 임신, 임신중지, 출산에 관련된 안전한 정보를 얻고 상담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하라.

 

<국제앰네스티>

 

한국: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여성 인권의 역사적인 승리

 

▲  국제앰네스티

 

오늘의 헌법재판소 결정은 한국 여성 인권의 중대한 진전이다. 한국의 가혹한 낙태죄로 인해 여성과 소녀들은 비밀리에 안전하지 못한 낙태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수 세대에 걸쳐 차별과 낙인에 시달려야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을 통해 이러한 관행이 이제 변해야 하며, 앞으로 여성과 소녀의 인권이 전적으로 보호받고 존중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정부는 신속히 형법을 개정하고,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 여성과 소녀를 비롯해 임신 가능한 사람들이 자신은 물론, 낙태를 도운 의료 종사자까지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매우 제한적이고 처벌적인 현행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

 

<정치하는 엄마들>

 

엄마는 출산의 도구에서 인간으로 거듭났다.

 

▲  정치하는 엄마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2019년 4월 11일 오늘, 대한민국은 드디어 모두를 위한 재생산건강권을 보장하는 국가로 큰 걸음을 내딛었다. 모두의 삶을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대한민국 인권의 새 역사, 그 첫 날을 축하한다.

 

대한민국은 3,40년 전 인구조절을 빌미로 낙태버스를 운행하였으며, 남아선호사상과 우생학을 근거로 생명을 서열화 해왔다. 생명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낙태죄 폐지는 여성을 더 이상 출산의 도구가 아닌 인간으로 대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다양한 사회경제문화적 맥락을 고려하여 여성에게 임신중지가 필요하지 않도록 사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헌법재판소 결정을 환영하며, 국회와 행정부의 후속 조치를 촉구한다.

 

▲  민변

 

이번 결정으로 대한민국 여성은 합법적으로 안전한 임신중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여성들은 그들의 삶을 옥죄던 잔혹하고 굴욕적인 족쇄 하나를 벗어던졌다. 낙태죄는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있고 여성이 출산 시기를 선택하지 못함으로써 교육이나 노동 등 사회 경제적 제약을 감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낙태죄는 산아제한과 출산장려 등 국가 정책에 따라 고무줄처럼 적용되었고 여성에 대한 협박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

 

국회와 행정부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전체적인 취지를 적극 고려하여 이에 부합하는 후속 조치들을 하여야 한다. ▲법령의 개정은 여성의 자기결정권 건강권 평등권 등 여성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모자보건법은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법률로 전면 개정되어야 한다.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기본법 형식의 이 법은 재생산과 관련된 모든 권리와 임신과 출산 임신중단에 대한 정확하고 다양한 최신의 정보제공과 교육이 중심이 되는 법이어야 한다.

 

<참여연대>
 
66년만의 낙태죄 폐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위한 중대한 진전

 

▲  참여연대 

 

헌법재판소가 지난 결정을 바꿔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은 한국사회의 양성평등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중대한 진전이다. 현행 낙태죄는 여성의 몸을 규제하는 법이자, 임신의 부담을 여성에게만 지워 여성만을 처벌하는 성차별이 내재되어 있는 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임신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나 고통은 물론이거니와 그에 수반되는 경제적 어려움, 학업포기나 경력단절 등 수많은 불이익을 사실상 임부에게만 온전히 전가하는 불합리한 이 조항을 66년만에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다.

 

이 법 개정의 책임이 있는 정부와 국회는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에 따라 태아의 생명권과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건강권, 생명권, 자기운명결정권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임신과 출산의 사회 경제적 사유로 인한 영향을 고려하여 임신기간의 구분 등에 따른 임신중절 허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대체입법과 임신중절과 관련한 여성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건강보험의 급여화 등 관련 법령 정비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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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12 [10:55]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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