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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외국어, 넘쳐나는 거리의 외국어 간판
 
박재국(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1/09 [16:05]

 

 

 

요즘 시내 거리를 활보하다보면 식당 등을 비롯, 많은 간판들이 거의 영어로 교체되고 있고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외국어 간판들이 즐비하다.

 

‘으뜸 김밥’은 ‘킹 김밥’으로, 수십 년 내려오던 ‘고려예식장’은 ‘웸불던 예식홀’이 됐고 ‘주안예식장’은 ‘크리스탈 프로포즈’가 됐으며 ‘동양예식장’은 ‘동양 프로포즈’로 바뀌었다. 글로벌 시대라서 그런가. 상호를 영어로 바꿔야 장사가 잘되는지 모르겠으나 한글이 사라져 가는 세태가 정말 우려스럽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외국의 학자들과 전문가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고 외국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한글학당이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는데, 웬지 국내에서는 한글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심지어 공공기관인 지하철은 KTX로, 한국통신은 KT로 많은 기관이 명칭을 영어로 바꾸고 있다. 이대로 나가다간 청와대도 영어로 바뀔까 걱정이다. 커피, 레스토랑, 버스, 택시 등은 이제 와서 우리말로 고치려 해도 고치기 어려운 준 우리말이 돼 버렸다.

 

세계 228개 나라 중 자국의 나라말과 글을 가진 나라는 50여 개국에 불과하며, 글자를 가진 대부분의 나라들은 외세에 침략을 당하지 않고 주체성 있는 나라들로 지금껏 큰소리치며 나라를 지키고 있다. 자국의 언어를 갖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2천 년 전인 신라 초기 때부터 이두문자로 말과 글을 만들어서 주관이 뚜렷한 자랑스러운 나라로 살고 있다. 6백 년 전에는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반포하셔서 현재 세계의 자랑거리인 으뜸글로 공인되고 있으며, 태국. 미얀마 같은 나라에서는 한글 지도자를 한국에 파견 하고 있고, 아프리카의 우간다와 케냐 같은 나라에선 학교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세계에서 한글을 숭앙하며 배우려고 관심을 갖고 있으니 자랑거리 중 으뜸 자랑거리가 한글임에 우리 한국민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하며, 이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을 도외시하고 외국어를 애용하는 것은 주체성을 망각한 국민의 수치다.

 

어디 영어뿐인가. 우리는 과거 일제 36년간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고 말과 글 그리고 姓까지 탈취당하고 일본 성을 썼었다. 성은 일본식으로 창성(성 바꿈)해야 했고, 말 역시 우리 5천년 자랑스러운 고유 언어를 못 쓰고 왜놈 말을 써야 벌을 안 받고 우리말을 했다가 면서기나 일본경찰에 걸리면 어른은 물론 아이들까지도 매를 맞고 경찰서로 끌려가는 예까지 허다했다.

 

필자도 대여섯 살의 어린 나이 때, 일본식 이름이 ‘니시끼무라 사이고구’였다는데 분개하곤 했었다. 주체성을 포기하고 얼까지 빼앗기고 살았으니 참으로 처절하고 억울한 인생을 산 우리선조들과 우리세대였다.

 

어린 시절, 일제 강점기를 살아본 필자는 이러한 이유로 일본국과 일본인이 얼마나 간교한지  , 그 잔학함 등이 뼈에 사무치기에 우리의 일상에서 일본어가 얼마나 침투되어 있고 우리와 호흡을 같이 하고 있는지, 그 우려스러운 현상을 잠깐 살피고자 한다. 

 

일본의 과거에 ‘대동아공영’을 꿈꾸며 1941년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 군사적으로 도전, 4년간 무수한 미국 군인과 민간인들을 살상했고, 한국 백성들을 징용 징병으로 끌어가 20만 명 이상이 회생 당하게 하고, 15만여 명의 한국 처녀들과 부녀자, 심지어 어린 소녀들까지 강제로 끌어다 일본군 위안부로 이용하고 착취하였다. 전쟁 중에는 적국인 미국의 말이라고 영어를 일체 못쓰게 하였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가 일본어를 일상용어로 쓰고 있음은 나라의 수치요 국민의 부끄러움 이란 걸 깊이 느끼고 국민적 자존심으로 즉시 폐기 개선해야 한다.

 

일본어의 달인이신 선배 공무원 이 준규(90)씨께서 본인에게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 중 일본어나 일본어가 섞인 변질어를 말씀해 주신 일을 상기하며 아래와 같이 그 사용 사례를 열거해 보며 나 자신도 놀랐다.

 

카뗑(커튼), 가덴(가든), 가시끼리(독점), 가오마담(얼굴마담), 가이당(계단), 간스메(통조림),  고데(인두), 공구리(콩크리트), 기부스(붕대), 다라(큰대야), 다마(전구), 다이(받침대), 단도리(매듭), 도란스(변압기), 동동 구루무(크림) 등을 비롯 우리가 완전히 우리말로 알고 쓰고 있는 런닝구(런닝셔츠), 마후라(머플러), 빠다(버터), 바께쓰(바스켓), 빤스(속옷 팬티), 밧데리(건전지), 빵구(펑크), 부레키(브레이크), 사라다(셀러드), 비니루(비닐), 뽀나스(보너스)., 와리바시(일회용 나무젓가락), 와사비(겨자), 쓰봉(하의)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 선배는 “우리 한국은 일본에 대해 언제나 경각심을 갖고 대해야 한다”며 “자고로 일본은 원수지간이요 가까이 하면 할수록 피해만 보게 되므로 외교 관례를 제외하고는 아예 상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렇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국민성이 아주 다르다. 한국인은 너그럽고 예의 바르며 착해서 간교한 일본인과 친구하게 되면 손해를 본다. 일본은 2천여 년 동안 728차례나 우리나라를 침략하였고, 1941년 지구상 최강국인 미국의 하와이 진주만을 폭격한 후 4년 동안 미국과 싸우다가 결국 나가사끼와 히로시마 두 곳에 대한 원폭 투하로 항복을 했다. 1937년에 중국을 공격했고, 1894년에는 러시아도 침략했다.

 

아베수상의 행태에서 보듯 과거에 제국을 꿈꾸던 일본은 원폭의 참상을 잊은 채, 다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거듭나기 위해 전쟁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평화헌법’을 휴지화하며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엄숙한 역사의 경구는 일본에게 강점당했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지만, 일본에게도 백번 해당되는 말인데도 일본은 미국의 배경을 딛고 독도문제를 비롯한 영토분쟁에서 보듯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우리는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언어문제에서부터 시작해 문화, 외교, 군사적 측면에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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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09 [16:05]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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