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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 “국방부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 용어 변경 부적절”
국방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종교적 문제로 축소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9/01/08 [00:03]

-병역거부를 ‘양심의 자유’라는 기본권 실현으로 인정한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도 반해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국방부가 지난 1월 4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대체복무제 용어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양심’, ‘신념’, ‘양심적’ 등과 같은 용어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정부는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로 용어를 통일하여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언론 보도 시에도 이 용어를 사용할 것을 당부한데 대해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과 참여연대는 6일 공동논평을 통해 “이러한 국방부의 입장은 오랜 희생 끝에 인정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의미를 왜곡하고 퇴색시키는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다”며 “용어 변경 결정은 즉각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라는 용어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결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지적하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병역거부를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사진 : 지난 12월 28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민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방부 정문 앞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정부안 발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반하는 반인권적인 정부의 대체복무제안을 비판했다.   © 참여연대  

 

이어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병역거부를 “종교적, 윤리적, 철학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로부터 형성된 양심상의 결정”이라고 정의하고 일상에서 사람들이 사용하는 ‘양심’이라는 단어와 헌법적 의미의 ‘양심’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다른지도 자세히 설명했으며, 대법원 또한 유무죄를 판단하는 데 있어 양심의 자유를 기준 삼아 병역거부자의 행위가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했음을 상기시키고, “정부가 앞으로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는 것은 이러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것이자, 병역거부를 ‘양심의 자유’라는 권리의 실현이 아닌 ‘종교’에 따른 행위로 축소시켜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국방부가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는 것은 종교적 이유가 아닌 병역거부자들이 존재한다는 현실을 애써 가리려는 의도를 반영한다며, 한국의 병역거부 역사에서 여호와의 증인들이 병역거부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 병역거부자들도 2000년 이후 80여 명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전쟁 준비에 동참할 수 없다는 평화적 신념, 사람에게는 ‘다른 이를 죽이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믿는 신념, 국가폭력과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신념 등 다양한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온 이들이 있었고 앞으로도 생길 것이며, 비록 소수라고 해도 이들이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감옥행을 택해왔고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희생해 온 역사가 있는데, 논란이 있는 용어라는 이유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또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용어 변경이 아니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알려나가면서 논란을 불식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도덕적 의미에서의 '양심'과, 헌법적 의미에서 사용되는 윤리적인 확신을 뜻하는 ‘양심’은 다른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단체들은 대한민국 헌법에 규정된 ‘양심의 자유’는 옳고 그름과 같은 윤리적 판단에 국가가 개입할 수 없는 내심적 자유와 더불어, 이와 같은 윤리적 판단이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 받지 않고 거부할 수 있는 권리로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며, 이미 국제적으로도, 국내에서도, 법률적으로도 오랫동안 사용되어왔고, 대체복무제 도입 논의를 진행하며 정부에서도 사용해왔다고 강조하며, 만약 ‘양심’이라는 표현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사회적 논의를 통해 찾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사회적 논의 과정 없이 국가가 일방적으로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용어를 협소하게 변경할 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인정은 한국 사회가 다양한 사람의 서로 다른 양심을 존중하고 양심을 이유로 처벌하지 않는 민주적인 사회로 거듭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데도 국방부는 약 2만여 명의 병역거부자가 감옥에 가고 나서야 어렵게 만들어진 기회를 징벌적 대체복무제 도입과 불필요한 용어 논란으로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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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08 [00:03]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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