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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생회, 제주도 여름 연휴사생 다녀오다.
 
반윤희/수필가.시인,서양화가 기사입력  2018/09/06 [10:25]


현대사생회 정태관 회장 이하 집행부 임원들의 노고의 덕으로, 회원 47명이 일주일 (7박9일) 동안 제주도로 연휴 사생을 무사히 잘 다녀왔다.
 
현대사생회는 삼십년이 훌쩍 넘은 국내회원 수가 가장 많은 화가들로 구성된 세계적인 단체로서, 매주사생을 나가며, 연휴사생을 분기별로 전국방방곡곡을 다니며 자연과 하나 되어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리는 단체로 팀워크가 잘 되는 단체이다.

작년 울릉도 사생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폭염을 뚫고 2018년 8월 13일(월) 밤 12시에 인사동에서 43(4명은 항공편)명이 버스에 탐승하여, 밤새 달려 목포항에 도착하여 콩나물국밥으로 이른 아침을 먹고 목포항에서 버스를 싣고 함께 제주로 향했다.

목포항에서 퀸 메리호에 9시에 승선을 하여서, 배에서 12시에 점심을 해결하고, 제주항에 2시 반에 도착해 40분을 달려서 애월읍에 있는 한담공원으로 갔다. 배로 가는 것에 약간의 염려를 하였으나 어떻게나 배가 크던지 가는 것 같지도 않게 편안하게 잘 왔다. 사생지에 도착해 보니 태워 버릴 것 같은 폭염에도 파라솔을 세우고 화구들을 펼치고 사생에 돌입들을 한다.

종심을 두해나 넘긴 내가 퇴행성 협착증으로 허리가 좋지 않아서 매일 아침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고, 한 달 이상을 병원에 다니면서 물리치료와 기계로 허리 잡아 다니는 치료와 침술을 겸비하는 치료를 받았으며, 아침마다 걷기와 운동기구로 헬스를 하면서 워밍업을 하였다. 올 때 병원에서 일주일 분의 약을 지어왔으며, 복대까지 하고 정말 단단히 준비를 하고 왔다.
 
▲ 현대사생회 회원 단체 기념사진     

 
한림읍의 블루하와이 리조트의 숙소에서 일주일 동안 제주도 지역을 돌면서 사생을 하는 것이다.

둘째 날, 외돌게 로 1시간이상을 달려서 도착했다. 층계로 내려가는 길이 너무도 험난하다. 화구들을 끌고 폭염 속을 헤치고 가자니 땀이 비 오듯  하고 정말 고생스러웠다. 관광객들과 수영하러 온 사람들이 많다. 뙤약볕에서 파라솔을 펼치고 열공들이지만, 88세와 87세의 노화백님들의 기백엔 놀라울 따름이다.

셋째 날 진종일 비바람이 친다고 한다. 섭지코지로 2시간 가까이 달려서 갔다. 바람이 모두를 삼켜버릴 듯, 아니 날려 버릴 듯 비바람이 친다. 도저히 화구들을 펼칠 수가 없어서 내일의 코스인 성읍 민속마을로 가서 둘러보고 일찍 숙소로 돌아 와서 쉬었다.

넷째 날 섭지코지로 갔다. 오늘은 비는 그쳤지만 제주의 바람답게 정말 바람이 모두를 날려 버릴 기세다. 그러나 우리가 불원천리(不遠千里)를 달려서 왔는데 포기를 할 것인가!. 제 각기 자리를 잡고 열공들을 한다. 바람에 파도가 어떻게 심하게 치는지 붓은 픽픽 날아가고 온통 온 몸은 바람과 바닷물이 튀어서 얼굴을 휘갈기고 모자는 뒤로 앞으로 갈피를 못 잡고, 입에서는 버석버석 소금이 물려서 짠 맛이 돌고, 아휴 이게 뭐하는가 싶다. 무슨 먹고 살통이 났다고 이 짓을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가운데에 그림을 그리는 내 모습에서 어떤 희열 같은 것을 느껴 보는 이 마음은 또 무엇인지 헷갈렸다. 이런 바람과의 싸움에서 그림 한 점을 오전에 건졌다는 뿌듯함이 일었다.

다섯째 날이다. 버스로 달리면서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이곳이 제주가 맞느냐고 하였던 말처럼 주변 환경을 너무도 도시화로 만들어 놓았다. 한국적인 것을 왜, 자꾸만 파괴를 하는 것인지 국적불명의 모습으로 치닫는 개발이 정말 마음 아프다. 제주와 어울리지 않게 여기저기 설치물이 되어 있는, 개발들이 편리성과 상업적인 곳으로 변해 버린 이곳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어디를 가도 다 파헤치고 자연경관을 망쳐 놓은 것 같은 발상에 분노가 치민다. 바닷가에는 밀려 온 쓰레기며 팻트병이며 말할 수 없는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쳐 박혀서 썩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해변에는 산책로와 나무로 만든 설치물들이 있으나 자연경관과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화구들을 둘러메고 가서 적당한 장소에서 파라솔을 나무기둥에 묶고 테이프로 칭칭 감고 단단히 묶어 놓고 폭염 속에서 사생을 했다. 매일 같이 두 시간 이상을 달려가서 사생지에서 폭염과 바람과의 사투를 벌렸다고나 할까! 정말 힘이 드는 여정이었다.

여섯째 날 산방산을 향해 송악산으로 올라가는 언덕은 진정 바람의 언덕인가! 바람에 밀려서 날아 갈 것 같다.
무거운 화구들을 둘러메고 언덕으로 올랐다. 제일 잘 보이는 곳에는 역시 뙤약볕이다. 어쨌거나 나는 언덕 중턱의 두개의 바위 속에 앉아서 이젤을 바위에 단단히 묶었다. 파라솔을 세울 수가 없다.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내 옆에서 파라솔을 세우다 지친 화우는 다른 곳으로 갔다. 나는 덩그러니 혼자서 뙤약볕을 등에 지고 바위 틈 속에 앉아서 그림을 그렸다. 물감을 가져 오지 않아서 제대로 색을 낼 수 없었지만, 있는 물감을 섞어서 대충으로 그림을 그렸으나 그런대로 바람과의 싸움에서 한 점 건졌으므로 뿌듯했다.

마지막 밤이다. 회식으로 제주산 회를 푸짐하게 먹었으며, 숙소에 가서 노래방으로 모이라고 하였으나, 우리 방에 3인은 짐을 꾸리겠다며 노래방에 가지 않겠다고 하여서, 대표로 내가 가서 노래 한 곡조 부르고 와서 택배 짐을 잘 싸서 놓고 샤워를 하고 잠을 잘 잤다.

오늘로 제주를 떠난다. 일주일의 여정이 금방 지나 간 것 같다. 매일 매일은 힘겨우나 지나고 보니 일순간 같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어찌 이리도 시간은 잘 가는지 모르겠다. 오전에 주변에서 사생을 하겠다고 모두들 나가는 것을 보고, 나는 사진이나 찍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가 보니 태양이 이글거린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별로 사진 찍을 것도 없고 하여서 방으로 돌아 왔다. 팀원이 침대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도 화구를 끄집어내어서 방에서 멀리 풍계가 돌아가는 모습과 건너편의 집들이 예쁘게 보여서, 간단하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그림이 되었다. 숙소에서 두 시간을 달려서 항구에 도착했다.

올 때의 배는 5층 건물의 높이로 정말 큰 배였다. 갈 때는 3층 정도의 약간 작은 배로 이름도 멋진 산타 루치아노 호다. 다섯 시 배를 타고 아홉시 반경에 목포에 도착하였다. 멀리서 바라다 본 제주는 정말 아름다웠다. 배는 서서히 우리들을 싣고 멀리 사라져 간다. 선창으로 올라갔다. 역시 바람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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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06 [10:25]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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