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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피해자 가족들, “잘못된 군 의료체계로 억울한 죽음 더 이상 없어야”
응급상황 신속 대처토록 군의무시스템 구축, 제대로 된 군 의무관 배치해야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8/06/30 [12:11]

-“군 생활 21개월 동안 우리 아들들 절대 아파서는 안 돼”
-‘군대에 갈 때는 국가의 아들, 문제가 생기면 당신의 아들’인 현실
-사단 의무실엔 체온계, 혈압계, 흉부엑스레이기 뿐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군 의료체계 문제로 아들을 잃은 군 피해자 가족들이 정부를 향해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도록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 군피해치유센터 '함께'는 6월 28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잘못된 군의료체계를 신속히 개선해 줄 것을 호소했다.     © 은동기

군피해치유센터 '함께'는 6월 28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잘못된 군의료체계를 신속히 개선해 줄 것을 호소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2011년 4월, 논산 훈련소에서 의료사고로 인해 뇌수막염으로 사망한 노우빈 훈련병의 어머니, 공복순씨(군피해치유센터 ‘함께’ 대표)는 “‘군에 갈 때는 국가의 아들이고 문제가 생기면 당신의 아들’이라는 현실에서 우리 아들들이 다치고 죽음에 이르렀는데도 충분한 위로를 받지 못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길거리에서 동분서주해야 하는 현실이 억울하다”면서 “제대로 된 의료체계가 갖춰졌다면 세 번은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 공복순 군피해치유센터 '함께' 대표     © 은동기

뇌졸중 증세에 편두통약 처방, 9시간 방치로 사망에 이르게 해

2016년 3월 군 복무 중, 뇌졸중에 두드러기 처방을 받고 사망한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우리 아들은 사랑스럽고 자상하며 배려심도 많고 책임감도 투철한 멋진 아이였다. 저녁마다 하루 일과를 전화로 얘기해 주며 ‘엄마, 사랑해’라고 말해 주었고, 군대가 채질에 잘 맞는다며 특급 전사가 되겠다했고, 사격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1급 이상을 받던 건강한 대한민국의 육군이었다”고 회고했다.

▲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씨     © 은동기

박 씨에 따르면 아들이 구토와 메스꺼움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연대의무실을 수차례 방문했고 한낮에 사단 의무실을 찾아 갔지만 사단 의무관은 편두통약 처방만 한 채 침상이 없다며 혼자 연대 의무실로 보내졌고, 연대의무실에 그대로 방치된 채 9시간이 지난 후에야 군 춘천병원으로 옮기면서 가족에게 연락, 병원으로 가봤으나 아이는 이미 의식 없이 사경을 해매고 있었다.

이에 박 씨가 “아이가 중환자실에 있을 때, 군 의무관에게 아이가 구토하고 어지럽다는데 뇌줄증 증세인줄 몰랐느냐 했더니 ‘정신과 담당이라 모른다’고 했으며, ‘사단 의무실에 의료기구가 무엇이 있느냐 했더니 체온계, 혈압계, 훙부 엑스레이기가 모두라고 하더라”면서 “군대 생활 21개월 동안 우리 아들들은 절대 아파서는 안 된다. 만약 아프면 아파서 치료를 못 받아 죽거나 병이 악화되어 불치병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 우리 군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1차 진료 후 신속한 대응이 생명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사항인데도 응급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의학지식이 있는 군 의무관이 없어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골든타임 다 놓치고 방치한 채 아이들을 잃고 만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부모에게 자식이란 하늘이고 땅이며, 삶의 의미이고 인생의 전부”라며 “대한민국에서 아들 낳아 잘 키워 군에 보낸 것이 내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고 뇌졸증 증세인 구토와 메스꺼움, 어지럼증, 심장마비 증세인 가슴 압박과 같은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군 의무시스템을 만들어 줄 것과 군의 전문의학 지식이 없는 군 의무관 배치를 제고해 줄 것 등을 요구했다. 
 
▲  고 홍정기 일병의 친구 조 모씨, "대한민국의 예비역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 은동기

고 홍정기 일병의 건국대 동기로 작년 6월 제대했다는 친구 조 모씨는 “나는 지금 대한민국의 예비역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다”며 “흔히들 국방의무를 지고 다하는 것을 신성하고 성스러운 것이라고 하지만, 친구 일을 접하면서 군대에 가야할 동생을 두고 있는 입장에서 두렵다. 환절기면 감기에 심하게 걸리는 동생에게 자랑스럽게 군대에 잘 다녀오라고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조 모씨는 “어떤 것을 새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잘못 된 것을 바로 잡아 달라는 것이다. 부디 내가 대한민국에서 소중한 2년의 청춘을 군에서 보낸 것이 자랑스러워지도록 해 달라”며 군 당국의 의료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8개월 동안 ADHD호소한 아들, 군에선 가족에 알리지 않고 ‘힘내라’ ‘잘해라’만

2018년 3월 8일, 마포대교에서 입대 8개월 만에 투신한 조성현 일병의 어머니, 이근옥씨는 “3월 8일에 아들이 죽고 나서 장례를 치르고서야 상담사로부터 약물복용이라는 말을 들었고, 군에서 ‘수사하는 것을 믿어 달라’ ‘세상이 바뀌어 옛날하고 틀리니 믿어 달라’고 했다”며 “그 후 시간이 가면서 이상한 말들이 나와 손수 발품을 팔아 많은 것을 밝혀냈다. 틀림없이 군 잘못으로 피해가 있는데도 중대장과 인사과장만 경징계로 끝나고 4개월 동안 ‘지금 심사 중이니 기다리라’고만 하고 있다”고 군을 질타했다. 
 
▲고 조성현 일병의 어머니, 이근옥씨     © 은동기

발언 내내 복받치는 슬픔을 견디지 못해 흐느낀 이 씨는 “중대장은 이미 처음부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는 판정을 알고 있었는데도 국방부는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죽고 나서야 아들이 그런 병이 있고 그런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왜 이런 징후를 알면서도 군대에 보냈으며 군에서는 약물 복용 사실을 알았는데 왜 엄마에게 알리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법에 그런 규정이 없고, 권장은 의무가 아니다’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씨는 “학교에서도 ADHD라는 병명이 반에서도 5명 정도로 나올 정도로 심하며, 8개월 동안 ADHD를 그렇게도 호소했고, 자살 시도와 자살 계획까지 세웠다는데도 중대장 말만 믿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아들에게 ‘힘내라’ ‘잘하라’는 말만 했다”며 “아들이 군에서 실수하고 수면제를 먹으면서까지 불침번을 섰으며, 자기가 잘못해 전우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리며 유서에도 자기로 인해 고통 받는 전우들의 피해 때문에 고민했다고 적었다”고 밝히고 “죽어서라도 아들을 안아주고 싶다. 저는 보상을 받더라도 끝까지 거리에 나와 호소할 것”이라고 절규했다.
     
이 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앞으로 이런 사고가 났을 때, 수사관들이 ‘잘 해주겠다’ ‘언론에 노출하지 마라’ ‘순직처리 해주겠다’는 말을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며 “저는 그 말을 믿고 초동수사 때 아들을 만나보지 못해 지금 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혹시라도 다른 아들들이 이런 일을 당하면 헌병대말을 듣지 말고 군부대의 같이 있던 아들들의 말을 들어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군 피해자 가족들은 정부를 향해 전반적인 군의료 실태와 제도적 문제점을 점검할 것과 군 의료진과 의료시설의 과감한 확충을 촉구했다.    © 은동기

“동물들도 동네마다 있는 동물병원에서 치료받는 세상에 우리 아들들은....”

이들은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당시 공약이 ‘장병 복무여건 개선’이었음을 상기시키며 “군의료체계가 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소원했지만, 아직까지 최고의 치료는커녕 변화는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뇌수막염에 타이레놀 2알을 처방하고, 뇌종양에 우울증 약을 처방하는가 하면 뇌졸중에 두드러기 약을 처방하고,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은 발병 원인을 알 수 없어 군에 책임이 없다하여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들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동네마다 동물병원이 있어 동물들도 아프면 치료받는다”며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 국방부는 여전히 예산과 인력부족을 탓하며 장병들의 건강권을 여전히 뒷전에 두고 있다”고 질타했다.

참석자들은 더 이상 미흡한 군 의료체계로 인해 억울한 죽음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를 향해 전반적인 군의료 실태와 제도적 문제점을 점검할 것과 군 의료진과 의료시설의 과감한 확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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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30 [12:11]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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