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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이제 시작이다
 
발행인 기사입력  2018/05/04 [09:52]


 
지난 4월 27일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한반도 평화의 새 역사가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통해 적대와 대결로 점철된 분단 질서를 허물고, 공존과 공영을 바탕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아가겠다고 선포했다. 두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합의했고,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다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또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을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가기로 했다.

이로써 남북은 분단과 전쟁,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뒤로한 채 평화를 향한 위대한 여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는 첫발을 겨우 뗀데 불과하다. 지금까지 남북은 2000년과 2007년 두 번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수많은 회담을 열었지만 번번이 원점으로 돌아가며 대결과 갈등상태가 이어졌다. 앞으로 평화의 정착을 위해 가야할 길은 지금보다 훨씬 더 멀고 험난하다. 한 번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지금까지 공들여온 남북관계 개선도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만다. 남북회담의 성과가 북미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가 다시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이번 합의가 앞으로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도 냉정하고 차분하게 준비해야 한다. 군사회담에서는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설정 등이 논의될 예정이며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도 예정돼 있다. NLL의 경우 과거 10·4선언에서도 합의됐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민감한 문제다. 군축 문제 역시 단시일 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러한 문제는 자칫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먼저 국민적 합의부터 도출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또 평화의 싹을 키워나가기 위한 정부의 신중한 외교 전략과 주변국과의 공조가 절실하다. 앞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주요국 정상들의 회담이 줄줄이 이어진다. 남북과 북미는 이미 어느 정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교감을 한 터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향후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대를 구축하고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이견을 최대한 좁힌 뒤 남북미 3자가 최종담판을 짓고서 중국을 포함한 4자가 이를 담보하는 법적 틀을 구성한다는 정부의 구상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주변국 간 이해관계를 조정해내고 협력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남북은 두 정상의 결단과 합의로 분단과 대결의 역사를 마감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는 중대한 계기를 마련했다. 어렵사리 이룬 남북 간 합의가 또 정쟁에 휘말려 좌초되는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다시 대결의 시대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려서도 안 된다.  이제 정치적 목적으로 남북관계를 훼손시키는 일은 더 없어야 한다. 물론 한반도 평화 시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장밋빛 환상만 가지고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가슴은 뜨거워도 머리는 냉정하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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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04 [09:52]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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