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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은 새로운 평화정착의 돌파구 마련에 민족적 지혜 모아야”
[남북정상회담 특집] <인터뷰> 이장희 한국 외대 명예교수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8/04/26 [20:05]


한반도 상황이 급박하게 요동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순방향 쪽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로부터 시작된 한반도의 정세가 그의 통 큰 제안과 행보로 이어지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주도로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이 전개되는 가운데, 국내외 여론과 예측은 일단 호의적이고 낙관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북핵문제, 나아가 동북아와 미중러일을 둘러싼 신냉전 구조는 우리의 희망처럼 그렇게 밝지만은 않을 수도 있으며, 정확하게 예측 가능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질문해야 한다. 이 중차대한 역사적 기로에서 우리는 어떻게 현명한 방법으로, 지혜롭게 이 호기를 잘 관리하면서 지구상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이라는 불명예를 청산하고 궁극적인 민족통일에 이를 수 있을 것인가.

본지는 저명한 국제법학자이면서 한반도의 평화체제 복원에 남다른 열정과 관심을 갖고 항상 정부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시민운동가이며 재야의 양심적 지식인인 그의 생각을 듣기로 했다.

인터뷰는 24일 그의 사무실인 아세아사회과학연구원에서 진행되었다. <은동기 기자>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로부터 시작된 한반도 평화 무드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엊그제 김정은 위원장의 핵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선언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남북정상회담에서 훌륭한 첫 출발이 될 것으로 본다. 지난 보수정부 8년간 남북, 북미 양자 간 불신이 너무 심화되었기 때문에 현재 남북한은 상호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며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고 있는 과정으로 보고 싶다. 북한은 경제와 핵발전 병진정책을 2018년 신년사로 내세운데 이어 4월 20일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 제7기 3차 회의에서 채택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 결정서를 통해 “우리 국가에 대한 위협이나 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였다.

북한은 또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이에 더해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지난 부활절(3.31-4.1)에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비밀리에 방북하여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사전 충분한 조율과 매우 연관되어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성의 있는 화답으로서 본다.

▲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은동기

지난 노무현 정부 당시, 10.4 정상회담 과정에 참여하신 입장에서 27일 열릴 3차 남북정상회담을 전망한다면? 

-2007년 당시 노무현 정부는 당정 간에 협조가 잘 안 되는 상황이었으며, 임기 말에 너무 늦게 2차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정권 초기이고, 새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70%이며,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국내외적으로 분위기도 매우 밝다. 게다가 우선 북한이 매우 전향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둘째 미국의 입장도 매우 전향적이다. 셋째, 정상회담 의제를 비핵화/평화체제/남북관계 발전으로 설정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 남북미 3자가 모두 해결해야하는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 우선 대주제에 대해 포괄적인 합의를 하고, 후속회담에서 구체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2006년 북한의 제1차 핵시험을 시발로 6번의 핵실험과 ICBM 개발로 한반도가 전면적 군사적 충돌직전에서 남북한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역사적 기회를 맞았다. 남북한은 이 기회를 계기로 새로운 평화정착의 돌파구 마련에 최대의 민족적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과거 정상회담과 비교한다면, 6.15 공동선언은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으로서 남북이 민족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할 것과 최초로 통일방안 마련 협력에 동의하였다. 반면 2007년 10.4 정상회담의 방점은 군사적 신뢰구축 및 평화체제구축에 있었다. 특히 서해 NLL해역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로 하는데 합의한 것은 특이하다. 백령도 연평도 북쪽에 남북공동어로구역을 지정해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면서 ‘서해바다의 개성공단’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10.4선언 당시, 정상회담 자문위원으로서 법적인 제도화 문제에 대해서 자문을 많이 한 기억이 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에서는 과거 핵문제 해결이 실패했던 사례를 들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또한 현실이다. 과거와 비교해서 현 상황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

-핵문제 해결 방안으로 우리사회 일각에서 과거 2003년 리비아식 및 이란식을 예로 들지만, 이것은 실패한 것이다. 과거 2003년 리비아의 핵문제 포기 및 대량살상무기 포기로 일시적으로 서방국이 리비아의 국제사회 접근에 협력하는 척했으나, 2011년 리비아 국내에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자, 이를 빌미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이 시위진압을 명분으로 반군에 무기를 원조하고, 나아가 UN안보리는 비행금지구역 설치 및 카다피 일가의 재산동결을 선포하고 민간인 보호를 명분으로 가다피 왕궁을 공격하고 가다피를 생포하여 사살하였다.

리비아 사태를 목도한 김정일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이들의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란 바로 ‘안전담보’와 ‘관계개선’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상대를 무장해제 시킨 다음 군사적으로 덮치는 침략방식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래서 리비아의 교훈은 합의는 일괄적으로, 이행은 단계적, 동시적으로 하는 것이 핵협상의 기본이다. 과거 리비아와 다른 점은 미국이 동북아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을 시에 남한,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보아서 그렇게 함부로 자국 이기주의로만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국제적 압력이 강해질 것이다. 미국은 동북아에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북한과의 평화공존의 제도화에 나설 것이다. 
   

국내 일부 보수층의 여론은 역대 핵협상이 모두 북한의 약속 파기로 실패했다면서 북한의 통 큰 행보에도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핵협상의 약속을 파기한 것이 아니다. 미국의 책임이 70% 이상이다. 한 예로 6자회담에서 합의한 2005. 9.19 핵공동선언의 실패가 바로 그것이다. 당시 미국이 북한과 합의한 9.19공동선언 6항에서 핵폐기/경제지원/체제보장/동시이행 원칙을 미국무성이 합의했으나 미국 재무성이 합의서에 잉크도 마르기 전인 하루 뒤에 북한 위조화폐를 트집 잡아서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남북미간 <평화공존의 제도화>로 북미수교, 북일 수교가 뒤따를 것

현 상황이 향후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남북, 북미정상회담 후의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미국과 중.러 간의 신냉전을 포함한 세계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 것으로 보는가? 

-남북미간에 종전선언-평화체제구축으로 <평화공존의 제도화>로 북미수교, 북일수교가 따를 것으로 본다. 남북한은 주도적으로 이 기회에 동북아 6자 다자평화기구를 제도화를 해야 한다. 남북한이 주도하면 4자가 반대를 못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통일로드맵이 ?화해협력단계- ?평화체제구축단계- ?남북연합단계- ?1민족 1국가 단계로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 첫 단추가 잘 꿰어져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3자의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전에는 멀게 만 느껴졌던 교수님의 <4단계 통일로드맵>이 요즘은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교수님께서는 지난 2014년 6월 29일, 통준사 특별강의에서 노태우 정부의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1989) 및 김영삼 정부의 공동체통일방안(1993)에서 제시된 3단계 통일방안, 즉 화해협력단계→남북연합단계→통일국가단계에 한 단계를 더 추가하여 남북연합단계에 앞선 2단계로 60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독립 단계로써 ‘평화체제구축단계’를 설정, <4단계 통일 로드맵>을 주장하신바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통일 정책과 교수님의 <4단계 통일 로드맵>은 일맥상통한다고 보는가?

-일맥상통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노무현 정부 당시 제2차 정상회담준비위에서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해 [평화공존의 제도화], [남북기본합의서의 국회비준동의], [남북연합의 초입단계]라는 언급을 하면서 남북합의의 법제도화 문제를 매우 강조한바 있다. 1989년에 이미 나온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남북연합]은 3대 기구(정상회의, 남북평의회, 사무국)를 두고 있는데, 공식화는 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세 가지 기구는 이미 갖추어지고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번 정상회담 자문위는 이것을 충분하게 토론과 수용도 하지 않은 것 같다. 또 정부가 바뀌더라도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지려면, [평화공존의 제도화] 및 [남북합의의 국회비준동의]는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한이 재량권이 많은 부의제가 남북관계 발전분야이다. 우선 기존 남북합의 유효성을 재확인하는데서 출발해야한다. 둘째로 남북관계에 적대적 관계종식선언-종전선언-평화체제 구축으로 가는 로드 맵에 합의해야한다. 그래서 남북관계가 정상화되어서 모든 분야(정치.군사.경제.사회문화등)에서 교류협력이 연결되어야한다.

특히 평화체제가 구축될 경우, 가장 시급한 것이 군사 분야 관리에서 비무장지대관리 문제가 시급하게 떠오른다. 현 정전체제를 유지하는 3대 기구는 군사분계선(MDL), 군사정전위원회, 중립국감시위원회이다. 평화체제가 합의되는 경우, 군사분계선은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남북불가침선으로 대체하고, 군사정전위원회는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남북군사공동위로 대체하고, 중립국감시위원회는 [비무장지대 국제관리위원회] 신설이 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UNC 해제도 단계적으로 UN 결의문제와 연관하여 구체적 협의가 따라야 할것이다.     

결론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이 가장 원하는 체제안전보장과 평화체재구축, 남한이 가장 원하는 평화공존 및 남북관계 발전, 미국이 원하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3자의 요구를 모두 아우르는 총론적이고 통 큰 합의를 우선 이뤄내고, 다음으로 각론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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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26 [20:05]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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