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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대입정책, 교육 포퓰리즘이 문제다
 
발행인 기사입력  2018/04/06 [09:43]


 
교육부가 최근 서울 주요 대학에 대학입시 정시모집 확대를 요청했다고 한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서울지역 주요 사립대 총장을 직접 만나거나 입학처장에게 전화를 걸어 “2020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정시 전형 비율을 늘려 달라”고 권고했다는 것이다. 연세대는 현재 고2에게 적용될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인원을 늘리기로 했고, 다른 주요대들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10년 가까이 수시모집 확대를 요구해온 교육부가 갑자기 정책을 바꾸면서 교육현장이 큰 혼란에 빠졌다.

물론, 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 확대 필요성은 그동안 많은 교육 수요자들이 주장했던 부분이다. 수능 이외의 요소로 학생을 뽑는 수시모집은 1997년 도입됐다. 2019학년도엔 76.2%에 이를 만큼 비중이 커지면서 부작용도 만만찮다. 수시중에 대표적인 학교생활기록부종합전형은 합격 기준이 모호할 뿐 아니라, 학생부의 객관성도 신뢰받지 못하면서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 등의 오명을 들으며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학종의 폐해를 보완하려고 수능 강화를 들고 나온 셈이다.
 
이렇게 되면 현 고3, 고2, 고1, 중3 학생들은 매년 다른 입시를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결과적으로, 현재 고3은 수시 확대 쪽으로 방향을 맞춘 정책에, 고2는 반대로 수시 확대에 제동이 걸린 정책에 맞춰야 한다. 게다가 고1은 새 교육과정에 따라 수능 범위가 달라지고, 중3부터는 아예 새로운 대입 제도가 적용될 예정이다. 네 개 학년이 각기 다른 입시 정책을 따라가야 하는 웃지 못 할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매해 수시·정시 비중 등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대학 당국이 이런 지적들을 받아들여 어느 정도 조정을 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이번 발표가 대학이 자율적으로 시간을 두고 선택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과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교육 현장에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졸속 정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건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나 올해 초 유치원 영어교육 금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육부를 폐지해 달라’거나 ‘김상곤 사회부총리를 교체해 달라’는 등 교육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고, 입시제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누구나 예측 가능하도록 마련되어야 한다. 입시에서 모두가 만족할 정책과 제도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정책의 일관성, 예측 가능성은 유지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철학 없이 이런저런 불만들에 대해 단편적이고 임기응변적으로만 대응하니 이와 같이 갈지자 행보가 나오는 것이다. 교육 당국자들이 백년지대계는 고사하고 10년 앞이라도 내다볼 수 있는 교육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수립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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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06 [09:43]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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