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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개헌안, '압박' 대신 '협의' 계기돼야
 
발행인 기사입력  2018/03/23 [14:19]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중 20일 전문(前文)과 기본권 부분, 21일 지방분권과 국민주권, 22일 정부형태 등 헌법기관 권한 분야를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개헌안 전문에는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이 새로 들어갔다. 직접민주주의적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안제도 신설되었다.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토지공개념'이 헌법 총강에 명시됐다. 정부 형태는 4년 연임제를 뼈대로 하되, 대통령의 권한을 일부 축소하고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강화했다. 개헌안은 모두 10장, 137개조, 9개 부칙으로 구성됐다.

문재인 대통령 발의 개헌안이 공개되자 여야 간 갈등도 격화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발의 개헌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대국민 여론전에 나선 반면 야당은 대통령 주도의 개헌 추진이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하면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 올렸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의 여론이 압도적인데 국민의 뜻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이 확인된 이상 정치권 역시 책임 있는 협상에 임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반면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해방 이후 대통령 발의 개헌을 한 것은 거의 독재정부 시대였다”고 강조하면서 “만약 (국회에서) 개헌 투표를 하자고 하면 우리는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들어가는 의원은 제명처리 할 것”이라고 단호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청와대가 야당이 ‘개헌쇼’라 비판하는 와중에 굳이 사흘씩이나 나누어서 발표를 하는 것은 대국민 설득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들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여론전으로 야당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읽힌다. 하지만 청와대의 대국민 여론전은 국민의 지지는 얻을지는 몰라도 향후 개헌 추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야당이 반대하면 개헌 작업은 진척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려면 먼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야당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물론 이렇게 국회통과 가능성이 전혀 없는 독자 개헌안을 문 대통령이 밀어붙이도록 만든 건 자유한국당의 무책임 때문이다. 개헌 투표를 병행하면 지방선거에서 불리할 거란 계산으로 개헌 약속을 뒤집고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개헌이 불가피하다고 해서 국회 대신 대통령이 직접 나서겠다는 식으로 개헌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제출한 개헌안이 국회에서 부결된다면 개헌 동력을 되살리기 어려워지고,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역대 대통령들의 비극을 불러온 제왕적 대통령제를 수술하고 지방분권과 기본권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다.

개헌안은 대통령이 나서기 보다는 정치권에서 논의가 이루어져야한다. 청와대가 기왕 자체 개헌안을 내놓은 만큼  반발만 할 게 아니라 국회에서 이를 토대로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여권은 대통령의 개헌안을 그대로 수용하기 보다는 국회가 논의할 개헌안의 교과서로 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야당도 무작정 반대하기보다 수용할 것은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열린 자세를 갖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아무쪼록 여야가 조속히 협상 테이블에 앉아 개헌 방향과 로드맵만이라도 합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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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3 [14:19]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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