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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강일수록 소리가 없다
김해빈 시인, 칼럼니스트
 
김해빈 기사입력  2018/01/12 [11:12]

"재벌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 대한민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현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 경영진과 간담하고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면서 내지른 일성이다. 남을 혼낸다는 것은 무슨 잘못을 지적하고 고치도록 훈계하는 것이지만 경제 장관들의 모임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이 할 말은 아니지 싶다. 과연 무엇 때문에 누구를 혼냈단 말인가. 국회청문회에서 과거 부적절한 행동과 말이 구설에 올라 자칫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할 뻔 했던 기억이 뚜렷한데 그 당시를 잊었단 말인지. ‘역시 권력은 좋은 것이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말이다.


신자치지본(身者治之本)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 자신이 다스림의 근본이다’라는 말로 자신을 먼저 닦아야 남을 다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수양은 부족하고 성급하기만 하여 작은 일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남들 위에서 군림하려는 자세는 결국 패가망신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나라를 안정시키는 일에는 자신부터 다스려야 하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도록 행실과 언행이 일치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경제는 국민 스스로가 합심하여 노력으로 이뤄낸 것이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의 노력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누구든 한 번쯤은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부작용이 적지 않아서 노동의 착취와 부익부 빈익빈의 결과를 낳았던 것도 사실이다.


일부 기업인들은 세계적으로 재력과 권력을 동시에 가진 자로 만들어 권력을 쥔 자들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서민을 무시하는 행위가 적지 않았다. 그 결과 많은 국민이 대기업과 부자들을 향하여 분노를 품고 있다. 이는 나라의 운명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나라를 침범한 적군도 아니고 국민을 적으로 돌려 공격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너무 많이 가져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일시적인 착각에 빠져 화합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 국민적 화합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문제로 그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본다. 그만큼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재력가이든 권력가이든 넓은 시야를 확보하는 성숙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건전한 소통만이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재벌들을 전 국민의 적군인 것처럼 마구잡이식으로 몰아붙이기만 한다면 그 결과 또한 문제가 될 것이다. 갑자기 정권을 쥐었다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 하고 다급하게 경제정책을 바꾼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강물은 넓을수록 소리 없이 흐르는 법이고 구름은 아무리 높은 산을 만나도 개의치 않고 유유히 흘러가는 법이다. 나라의 정책은 일시적인 감정과 격한 행동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권력자들이 먼저 자신의 수양을 깊이 가다듬고 위로 올라갈수록 아래를 내려다보는 안목을 길러야 하지 않겠는가. 하루아침에 얻은 권력은 그 자리가 모래 위에 있을 때와 같을 것이다. 조금의 물만 흘러도 무너진다는 사실을 모르고 자기의 허물은 잊은 채 남만 탓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상조 위원장의 재산은 평민의 수준을 이미 넘었고 부를 이룬 과정도 평탄하지 않다는 것을 이번 청문회에서 낱낱이 밝혀졌으며 전 국민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한데 뒷골목 주먹패들이나 입에 담을 말을 경제장관회의 석상에서 했다는 것은 가진 자의 자세가 아닌 경솔한 언행으로 보인다. 성공적으로 일을 마치기 위해서는 끝까지 방심하는 일이 없이 착실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어떠한 직위에 올라 나라의 정책을 책임지려면 언제나 바늘 끝에 앉아 있는 듯이 언행에 조심해야 한다. 대기업이 밉다고 노골적인 언사로 몰아붙이면서 자신의 과거는 돌아보지 못한다면 나라의 경제부흥 또한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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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12 [11:12]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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